미국 할리우드 대표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연기 활동 이외에도 봉사활동으로 세계를 누비고 있다. 특히 그는 제3세계 난민 아동들을 위해 봉사시간을 투자하며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유명한 일화가 있다. 안젤리나 졸리는 한 난민 아이에게 "아가야, 네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이기 때문에 너에겐 도움이 필요한 거야"라는 말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이처럼 어린아이는 각국의 미래이자 자산이다. 우리나라 역시 어린이 관련 다양한 봉사단체가 존재하는데 조금은 특별한 단체가 있다. 이는 바로 아이들에게 동화구연을 들려주는 색동어머니동화구연회로 매주 도서관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5월은 어린이날이 있는 달로 이들의 활동이 바빠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에서 색동어머니동화구연회 진은아 선생을 만났다.

▲ 진은아 선생이 아동센터에서 동화구연을 보여주고 있다.

#오래된 역사만큼 실력 있는 색동어머니동화구연회
진은아 선생이 속해있는 색동어머니동화구연회는 지난 1976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단체로 유구한 전통을 자랑한다. 역사가 깊은 만큼 봉사단체에 가입하는 절차 역시 매우 까다롭다.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지원자들은 '대한민국 어머니 동화구연대회'에 참가해 입상을 해야지만 자격이 주어진다. 이처럼 까다로운 자격 조건은 이들의 뛰어난 동화구연 기술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제 2년차가 된 진은아 선생 역시 이 대회에서 입상한 수상 경력으로 색동어머니동화구연회 일원이 됐다.

"저희 단체는 주로 어린이 행사 위주로 활동하며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에서 봉사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구연동화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진은아 선생은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에서 구연동화 봉사자로 활동하기 이전에 지역 도서관에서 구연동화를 배우는 평범한 엄마였다. 구연동화를 배우며 매력을 느낀 그는 대회에 참여하게 됐고 그 계기로 색동어머니동화구연회 회원이 됐다고.

"저는 인천 중구 율목도서관이나 지역아동센터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반응이 정직해요. 제가 준비를 완벽하게 못해오면 아이들이 재미없어하거든요. 처음에는 상처도 많이 받았죠. (웃음)"

지난해부터 시작한 그는 구연동화와 함께 손 놀이 동작과 마술 등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연계해 어린아이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진 선생은 최근 '전래놀이'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는데 이와 전래동화를 결합해 엄마와 함께 즐기는 새로운 코너를 선보였다.

진 선생은 이렇듯 동화구연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참여 활동과 연계해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내며 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동화구연 베테랑이 돼가고 있는 그는 이야기에 걸맞은 분위기와 주인공의 성향을 포착하는 걸 동화구연에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꼽았다.

"동화구연이라고 하면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목소리보다 동화 주제를 잘 파악하고 각 장면마다 느껴지는 분위기와 캐릭터의 특징에 적합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해요. 즉 특유의 숨소리나 그 사람의 특징을 포착해서 유지하는 것이 성공적인 동화구연의 첫 번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를 위해 몇 번이고 장면을 분석하고 읽고 또 읽으면서 캐릭터를 파악한다고 한다. 이어 손동작과 이야기에 어울리는 소품 역시 중요한 요소라고 전했다.

#잃는 것보다 얻는게 더 많은 봉사활동
누구든 봉사활동을 하면 남을 도왔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기 마련이지만 그만큼 시간을 잃기도 한다. 이처럼 양면성이 뚜렷하지만 사람들을 각기 다른 이유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진은아 선생 역시 연습시간과 이동시간 등 동화구연을 위해 소비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잃는 것이 상당하지만 이보다 얻는 게 더 많다고 전했다. 앞서 말했듯이 진 선생은 도서관 이외에도 지역아동센터인 드림스타센터에서 구연동화 외부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소외계층 아동들이나 언어치료를 받는 아이들 대상으로 동화구연을 하고 있는데 점점 나아지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선생님이란 말도 잘 못했는데 이젠 (동화구연 단락 중)문장으로도 읽는데 처음 느껴보는 감동이었습니다"

그는 이렇듯 언어치료 중인 아이들을 위한 '다손다손 프로그램'이라는 동화 구연 커리큘럼을 기획했다. 처음에는 '과연 나아질 수 있을까'라는 의문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발전하는 그들의 모습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 진은아 선생이 아동센터에서 동화구연을 보여주고 있다.

"동화구연은 봉사에 대한 뿌듯함뿐만 아니라 제 자녀들한테도 무척 도움이 되더라고요. 제가 아들 둘, 딸 하나를 키우는데 어렸을 때부터 동화구연을 해주니깐 청각과 기억력이 발전하더군요"

특히 그는 동화구연을 통해 자녀들과 더 친밀해짐은 물론 원활한 소통을 하며 친구처럼 지낸다고.

"딸은 유치원에서 배워온 동화구연을 알려주기도 하고, 첫째 아들은 이제 제 동화구연을 보고 날카로운 지적도 해줘요. (웃음) 또 친구들 앞에서 해주면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니깐 자신감도 생기고 성격도 활발해지고 저 랑도 굉장히 가까워지고, (봉사활동에 대한)장점이 훨씬 많더라고요"

이처럼 그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구연 봉사활동을 통해 자녀와의 친밀함과 뿌듯함 등 다양한 감정을 배우며 발전하고 있다. 진은아 선생은 마지막으로 "지금처럼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 때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시간이 없을 수도 있는데 지금처럼 한가할 때 더 많이 해야겠다"는 포부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었다. 환한 웃음처럼 그의 앞날도 찬란하게 빛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진은아 선생의 추천 도서 ‘돌부처와 비단장수’(박지윤 저/그림, 아지북스)
“이 책은 엄마가 아이를 위해 직접 쓰고 그린 책인데 요새 아이들은 너무 교훈적인 책보다 유쾌한 책을 선호하거든요. 아이와 함께 읽으면 무척 재미있을 거에요. 하하”

▲ 진은아 선생은 유아를 둔 부모들에게 '돌부처와 비단장수'책을 추천했다.

그림책 작가 박지윤의 '돌부처와 비단장수'는 어수룩하지만 착한 어느 바보가 비단을 팔기 위해 장에 가면서 벌어진 사건사고를 담아낸 재미있고 유쾌한 그림책으로 대화체의 사투리에다가 우리나라 특유의 해학을 버무려 읽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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