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친화적인 환경 조성으로 찾는 이들의 마음까지 채워주는 삼청숲속작은도서관

▲ 최근 신축해 카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쁜 도서관의 외관(조은비 기자)
서울시 삼청공원의 산책로를 걷다보면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로 만든 집처럼 마법같이 나타나는 도서관이 있다.

삼청숲속도서관은 서울시 협동조합 '북촌 인심'이라는 어머니들의 모임에서 구의 지원을 받아 본래 허름한 매점이었던 곳을 개축해 작년 10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작은 도서관이다.

공원 내에 위치한 만큼 눈을 돌리는 어디나 푸르름이 가득하고, 내부 장식은 따뜻한 빛의 원목을 썼다. 도서관을 둘러싼 사과박스 크기의 화분들은 이곳에 자주 방문하는 가족들의 작은 꽃밭이다.

▲ 어디서나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 내부(조은비 기자
일반적으로 도서관에 가면 느껴지는 조심스러운 발걸음, 엄숙한 분위기에서 책장이 사락사락 넘어가는 소리는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다.

이 도서관을 방문하는 이들은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다니면서 계단에 앉아 책을 읽고, 가족끼리 방문해 웃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평일에는 산책 겸 공원을 들른 50~60대 장년들이 주로 방문하고, 주말에는 자원 봉사하는 중고등학생들이 어린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 겨울에는 따뜻한 온돌로 데워지고,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도서관의 마루(조은비 기자)
도서관의 프로그램도 전망 못지않게 알차다. 주말에 진행하는 영어독서프로그램 '숲속영어동화친구'는 인근 대학에서 직접 지원 나온 전문 강사가 지도한다.

다양한 주제의 영어동화책을 선별해 스토리텔링, 노래, 게임, 역할극 등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때문에 참가하는 어린이들의 몰입도가 높다.

도서관 관계자는 "이미 주말에는 도서관에 발 디딜 틈이 없지만 아이들의 놀이공간이자 살아있는 생태 체험장의 역할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진행하는 영어프로그램들이 여타의 교육기관에서 운영하는 영어교육강의보다 훨씬 저렴하고, 주변 환경이 좋아 지원자가 물밀 듯이 많다."고 전했다.

▲ 공원과 놀이터가 바로 보이는 2층 자리(조은비 기자)
특히 인접한 삼청동 예술인들이 아이들에게 다양한 전통공예체험을 제공하는 교육기부 프로그램은 여기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별함이다.

현재 도서관에서는 20분의 독서시간마다 나뭇잎 한 장 씩 붙여가며 완성하는 '책나무', '엄마랑 아이랑 함께 쓰는 한 줄 독서록' 등으로 방문객들의 꾸준한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

앞으로 삼청숲속도서관은 주말 프로그램을 확대해 더 많은 지원자들을 수용하고,  어린 학생들과 함께 산책하면서 직접 보고 만지고 듣는 등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자연친화적 교육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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