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까투리>는 작가 권정생이 엄마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주제로 담은 동화책이다. 책 표지를 보면 ‘엄마 까투리’ 라는 투박한 글씨체에 역시 엄마 까투리로 보이는 암꿩과 아홉 마리 꿩 병아리들이 이리저리 머리를 돌리고 ‘삑삑삑’ 작고 귀여운 소리를 내는 듯하여 한참 동안 바라보게 된다.

 

이 동화는 산불이 난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꽃이 피고 새들이 노래하고 봄이 한창인 산에 불이 났다. 꽃샘 바람은 빠르게 이리저리 산불을 옮기며 온 산을 위협한다. 모든 새들과 동물들이 큰일이 났다고 쫓겨 다니고 대혼란이 일어난다. 그런데 그 곳에 성냥개비 같은 발로 어미를 따라다니는 아홉 마리 꿩 병아리와 허둥지둥 산불을 피하려는 엄마 까투리가 있다. 엄마 까투리는 깍깍 소리를 내며 새끼들을 불러 모으고 불을 피하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불길이 점점 다가와 덮치자 엄마 까투리는 자기도 모르게 푸드득 날아오르고 이내 무언가 깜빡 두고 온 것이 생각나 새끼들에게 다시 돌아온다. 어미 까투리는 새끼들을 두고 떠날 것인가 아니면 돌아와 지켜야 할 것인가 선택을 해야만 한다. 작가는 동화 속에 ‘박 서방’ 이라는 인물을 통해 불이 난 뒤의 엄마 까투리와 그 꿩 병아리들 이야기를 제 3자 입장에서 담담하게 들려준다.
<엄마 까투리>는 김세현 화가가 그림을 그려 그 내용과 주제를 더 극명하게 드러내 주고 있다. 그의 그림은 붓으로 거칠게 칠한 듯한 투박함과 동양화적 느낌이 묻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하게도 엄마 까투리의 표정이나 꿩 병아리들의 표정, 작은 발 모양, 날갯짓, 불이 난 산과 나무가 아주 섬세하게 느껴진다.
엄마는 우리에게 있어 절대적인 존재이자 아킬레스건이다. 가장 가깝고 친밀하면서도 때로는 심한 간섭과 잔소리에 놓고 싶은 존재이기도 하다. 이 책을 한번 읽게 된다면 엄마의 진정한 사랑, 무한한 사랑에 대하여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 선물해도 좋은 책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아이와 엄마 모두 분주한 시기이다. 이런 때 엄마랑 아이랑 나란히 앉아 <엄마 까투리>를 읽으며 포근한 엄마의 사랑을 전달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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