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한창인 2014년 8월, 뜨거운 날씨만큼 열풍이 불고 있는 디베이트코칭 전문가 신현숙교수를 SO멘토링 연구소 청소년 기자단이 만났다. 신교수는 20여년의 독서 지도 연구를 비롯해 10년간 디베이트를 연구해 왔다.

인터뷰를 함께 하는 동안 청소년 기자단은 실제로 디베이트를 진행해 보며 단순히 인터뷰 뿐만 아니라 디베이트를 몸으로 체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함께 가졌다.

▲ 인터뷰를 마친 신현숙교수가 학생기자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O넨토링연구소후원)

토론과 디베이트는 같은 말 아닌가요?
어떤 의미로 보아선 같은 말이에요.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 토론은 매우 광범위하게 쓰이는 경향이 있어요.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는 모든 경우의 대화에 통용되는 말이 토론이지요. 하지만 디베이트는 형식과 절차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서양의 전통적인 대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토론은 디베이트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이예선– 어떻게 하면 독서토론을 잘 할까요?
신현숙 – 책은 줄거리를 알려고 읽는 것이 전부가 아니에요. 책을 읽어서 좋은 점은 생각할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지요. 좋은 독자는 책에서 안건을 뽑을 수 있어야 해요. 즉 생각할 거리를 스스로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그러니 독서토론을 잘 하려면 우선 잘 읽어야 하고, 토론 안건을 잘 찾을 수 있어야 출발이 되지요.

김나연 – 토론 중에 싸우면 어떻게 하나요?
신현숙 –교육목적의 독서토론은 시작할 때 순서와 발언 시간을 정해 놓고 해요. 형식을 잘 지켜야 하는 것이 디베이트에요. 그래서제데로 된 디베이트과정 중에는 우리가 흔히 보는 그런 싸움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예의와 격식을 갖춘 멘탈 스포츠가 바로 토론이랍니다.

이예선–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디베이트란 무엇인가요?
신현숙 – 제가 생각하는 디베이트는 모든 것이 기초입니다. 결국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 모든 일이 기본입니다. 모든 것이 독서를 얼마나 했냐에 달려 있어요. 그 독서의 핵심이 디베이트에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서 토론이라고 생각해요.
토론을 잘 하면 인생에서의 성공도 높다고 생각해요.

이상진 – 토론은 언제부터 연구하셨나요?
신현숙 – 토론을 연구한지는 10년, 독서를 연구한지는 20년 되었어요.
독서토론을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토론의 6단 논법 모형을 만드신 김병원 박사님이 포스텍을 퇴직하고 서울에 올라 오셔서 연구소를 저와 함께 하시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토론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게 되었어요.

김현진 – 어떻게 하면 디베이트를 좋아할 수 있을까요?
신현숙 –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고를 수 있는 능력을 가장 먼저 가지고 있어야 해요.
두 번째는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어떤 친구는 책을 두껍게 읽고, 어떤 친구는 몇 줄을 띄어 읽기도 한다고 해요.
책을 잘 읽는 방법은 생각하며 읽는 방법이에요.
책을 읽으면서 형광펜으로 칠해 놓는다든지, 밑줄을 긋는다든지, 귀한 생각이 나면 여백을 이용해 메모를 해 둔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생각하며 읽는 연습을 해야 해요.

이순오 –디베이트 전문가가 되면 어떤 좋은 점이 있을까요?
신현숙 –디베이트 전문가가 되면 무엇이든 잘 할 수가 있어요. 생각하는 힘이 있는 친구는
어려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돼요.대치동에 있다 보니 공부에 관심 많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요. 진짜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은 역시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는 친구들이에요.

이순오 –이렇게 중요한 디베이트의 가치를 어떻게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전달하면 좋을까요?
신현숙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은 교육이란 아이들의 사색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목적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저도 그 말에 100% 공감합니다. 교육에서 이 부분이 빠지면 교육이 아니라 처방을 하는 잘못을 범하게 돼요.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데 교육의 초점을 둔다면 생각을 옳게 잘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 방법이 바로 디베이트라는 점을 잘 설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순오 – 어떻게 하면 디베이트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요?
신현숙 –사실 동양 문화에서는 토론을 하는 일이 드물다고 봐야지요. 우리는 말이 없는 것을 좋아해서, 침묵은 금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 들어라.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사랑한다고 알아 주길 바라는 것이 동양문화에요.
반면 서양문화는 의사소통의 책임이 말하는 사람에게 있다고 해요. 그러니 우리가 한국 사람으로서 디베이트 전문가가 되는 것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스스로 논리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고 책을 읽을 때도 책을 쓴 저자와 디베이트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기사를 읽을 때도 기자와 토론할 생각을 하며 지내면 디베이트 전문가가 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예선– 추천도서와 그 이유를 좀 알려 주세요.
신현숙 – 여러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진짜 좋은 문학작품들이에요. 좋은 문학은 인생의 여러비밀들을 알려주고,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하게 만들어 주거든요. 그리고 자신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만화로 된 책이나 줄거리를 압축한 책보다는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난 작품들을 많이 읽으며 생각을 넓혀나가길 바랍니다.


1) 찰리와 초콜릿 공장 / 로얼드 달 글 /

 

로얼드 달의 무한한 상상력과 언어의 재미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책이에요. 많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책이에요. 찰리가 초콜릿 공장의 사장이 되는 걸 보면서 여러분도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답니다.

 

 

2) 샬롯의 거미줄/ E.B. 화이트 글/

 

돼지와 거미가 우정을 나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정은 순간을 재미있게 사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인생을 멋지게 살아낼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해요.







3) 수일이와 수일이 /김우경 글/

 

학업과 엄마의 잔소리에 지친 누군가는 그런 상상을 해 볼 수 있겠죠? 나 대신 공부해 줄 사람 없나? 나는 놀기만 하게. 그런 꿈을 꾸던 수일이에게 정말로 그 일이 일어났어요. 수일이는 좋기만 했을까요?

마지막으로, 정말 좋은 책을 많이 읽는 여러분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100점이 책 읽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아요. 원하는 직업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책 읽는 것이 길이에요. 책 많이 읽으면 정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주 많아요.

인터뷰와 함께 청소년 기자단 친구들은 지하철의 노약석이 비워 있다면 잠깐 앉아도 된다 VS. 안된다란 안건으로 직접 토론을 경험해 보았다. 친구들은 토론을 통해 잠시 잊고 있었던 지하철 노약자석의 의미도 되새겨 보며, 상대를 내 의견에 따르게 설득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를 몸으로 느끼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신현숙
숙명여자대학교 졸업
경기대학교 국제문화대학원 독서지도학과 석사
숙명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독서지도사 양성과정 책임 강사
한국언어사고개발원 부원장
<쉽고 재미있는 일기 쓰기>, <독서교육 플러스>, <내 아이를 위한 독서 토론 논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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