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멘토링 학생 기자단은 음식으로 상처를 치료하는 푸드테라피 이글로리아 씨를 만났다. 이를 통해 학생 기자단은 '음식이란 꼭 먹는 것이 아닌, 소통과 치료를 위해 사용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는 깨달음을 전했다. 학생 기자단과 이글로리 씨가 함께 한 일문 일답을 전한다.

▲ 푸드테라피로 활동 중인 이글로리아 씨와 학생 기자단의 단체 사진

이상진학생기자- ‘푸드테라피’란 어떤 분야인가요?
먹을 수 있는 재료를 매체로 하는 수업을 말합니다. 그 종류는 당뇨, 성인병, 패스트푸드 올바르게 먹기, 비만 등 식생활관련과 인성 및 장애 관련 (협응력, 소근육, 대근육발달, 사회관계 형성 등), 문제적 관점 학생 (사회교육훈련, 인간관계발달, 인성의 재교육 등), 부모청소년 (소통과 공감, 이해관계의 완충, 교류발달), 밥상머리 부모교육 (예절, 습관, 가족관계 등)으로 나눠 있습니다.

손지운 학생기자-푸드테라피를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요리사란 직업으로 처음 음식과 관련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호텔 재직 중에 장애가 있는 친구의 요리수업을 의뢰 받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매번 평소에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아닌 그 아이가 보는 세상, 그 아이가 느끼는 모든 것들을 통해서 나 자신이 더욱 성숙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 그 친구 때문에 전문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죠.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분야도 아니었던 시절에는 독학으로 많은 장애관련과 심리관련서적을 읽어가면서 그들과의 교감과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연구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금의 ‘푸드테라피’를 하게 됐죠.

이예선 학생기자- ‘푸드테라피’는 어떤 의미인가요?
단순하게 먹고 즐길 수 있는 그런 식 재료의 의미로서가 아닌 그것을 통한 재해석과 재구성, 재창조를 발견하고,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죠.

김나연 학생기자- 이 분야의 일을 하시면서 가장 인상 깊은 만남을 말씀해 주세요.

일탈청소년, 즉 폭력, 폭언, 폭행, 파손 등의 문제를 일삼는 아이와의 만남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 학생은 타협도 대화도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다 똑같은 선생님이겠지요. 저는 그런 아이랍니다. 그냥 시간 죽이다 가세요” 이렇게 말하는 그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먼저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진심을 보여주고 내가 알고 있는 그런 시선이 아닌 온전하게 그 아일 힘들어하는 아이로만 봐주고 이야길 들어주고 기다려주기를 했습니다. 일주일, 이 주일이 지나고 한 달 뒤 그리고 또 한 달 뒤 그 아이가 진심을 알아주면서 서서히 마음을 열고 문제의 근본적인 것들에 대한 대면을 하게해주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함께 울고 웃고 했던 시간이 좋았습니다. 이제는 꿈이란 것이 생겼다고 연락이 왔을 때 누군가의 인생에 있어서 내가 힘이 되어 줄 수 있다고 느꼈던 순간이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김하진 학생기자-이 일을 하시면서 가장 힘든 적은 언제 인가요?
변하지 않겠다고 절대로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먼저 마음의 장벽을 굳게 닫고 겹겹이 마음의 흉터를 쌓아 화석이 되어버린 사람들과의 만남이 가장 힘듭니다.

김현진 학생기자-어린이 / 청소년 / 성인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 3권과 그 이유를 알려 주세요.
어린이에게는 <엄마 배고파 밥 주세요>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점점 서구화되는 식단. 햄버거, 스파게티, 피자 등 자제력이 부족한 어린이들이 유혹을 이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밥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쌀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시작해 어른에게는 진지, 왕에게는 수라, 제사 때는 메, 저승사자에게는 ‘사자밥’이라고 하는 등 밥의 다양한 이름까지 우리의 주식인 밥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주는 책입니다. 인스턴트로 인한 질병과 예방법에 대한 것까지 쉽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거부감 없이 다가 올 수 있는 책입니다.

▲ 추천도서 목록

또, 청소년에게는 <식탁 위의 세계사>란 책을 소개해 주고 싶습니다. 감자에서 비롯해 아일랜드 대기근부터 옥수수에 대한 러시아 지도자 흐루쇼프의 열정, 소금법에 저항한 간디의 소금 행진 등 식 • 재료에 관계된 열 가지 이야기를 펼쳐 놓습니다. 음식의 유래만을 추적하거나 지엽적인 박물적 정보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세계사의 핵심적인 사건들을 소상하게 알려 주는 책입니다. 대항해 시대를 낳은 것이 바로 후추의 매콤한 맛 때문이라거나, 시인 소동파가 동파육 같은 요리를 고안해 낸 창의적인 요리 개발자라는 등의 고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되 단순히 시간 순으로 서술하지 않고 음식이라는 매개에 따라 엮은 것도 흥미를 더하는 요소이며, 동양과 서양을 균형 있게 분배한 점 역시 돋보이는 책입니다. 음식이라는 연결 고리를 통해 종횡 무진하는 이 책에 몸을 맡기는 순간, 동서양의 주요한 역사적 사실을 자연스레 익히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른들에게는 <집밥의 힘>이란 책을 추천합니다. 1980년대부터 음식과 두뇌의 관계를 최초로 연구했던 영국 패트릭 홀포드 박사에 따르면 인간의 지능과 인성은 성장기부터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결정되며 한국의 집 밥은 아이의 숨은 재능을 일깨우는 세계 최고의 두뇌 음식이라고 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특별할 것 없는 소박한 집 밥이 어떻게 아이의 행동과 두뇌를 결정하는 것일지 부모의 맞벌이와 학원순례로 바쁜 아이들이 집 밥 대신 선택하는 외식에는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두뇌음식의 보고’라고 밝혀진 한국의 집 밥을 아이들에게 되돌려 줄 수는 없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이예선 학생기자-푸드테라피스트가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요?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강사라면 아동요리와 아동심리 요리놀이 등을 가르치는 사설학원이 좋습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강사라면 요리의 기본적인 것들을 책을 통해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식재료의 연관성, 영양, 의학관련, 장애서적, 질병관련 등)  컬러푸드테라피는 이것을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사설기관이지만 푸드테라피라는 특정한 이름으로 교육해주는 기관은 없습니다.

▲ 푸드테라피로 활동 중인 이글로리아 씨와 학생 기자단이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손지운 학생기자-푸드테라피를 통해 선생님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가요?
푸드라는 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것, 또 느껴지는 것 등 내가 알고 있는 기정사실들의 재해석을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김현진 학생기자-푸드테라피 일을 하시면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단순하게 먹는 것이 앞에 놓여져 있으면 일단은 앞뒤안보고 먹어 치우려는 아이들과 어른들이지요.  먹는 것 외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바라보는 시선들 그리고 먹는 것 가지고 놀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가장 아쉽습니다.

김나연 학생기자-선생님의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상담심리학을 접목시켜서 현재의 심리상담소와는 별개로 좀더 친근하게 다가 갈 수 있는 센터를 설립하고 싶어요. 말하기 어려운 것과 표현하기 어려운 고민 등을 누구나 편안하고 부담 없이 말 할 수 있는 그런 센터를 설립하는 것이 꿈입니다.

이상진 학생기자-선생님의 좌우명은 무엇인가요?
'참사람이 되자'입니다. 참 좋은 사람, 참 현명한 사람, 참 신뢰 가는 사람, 참 의미 있는 사람, 무수히 많은 참다운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 좌우명입니다.

김하진 학생기자-선생님이 한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먹는 것이3대에 걸쳐서 대물림이 된다는 현실적인 사실이 나하고는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무심코 먹은 모든 것들이 내 성격과 건강과 두뇌활동과 인성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먹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사람이 되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굶는 것이 일상인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얼마만큼이나 많은지 음식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또한 돌아볼 수 있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