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항암일기를 쓰며 완치를 향한 의지를 놓지 않았던 이외수 작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다던 그가 자신의 고향에서 그 약속을 지켰다.

함양 산삼 축제기간 중 8월 1일 오후 3시 상림 공원 다볕당에서 국악인 서정금의 사회로 ‘소설가 이외수의 힐링 북 콘서트’가 열렸다. 그에게는 오랜만의 대중과의 만남 이었다.
 
▲ 함양산삼축제 ‘힐링 북콘서트’에서 강연하고 있는 이외수 작가
 
없으면 죽는 것은 다 공짜, 쫓기듯 살 필요 없어
“여러분 보십시오. 없으면 죽는 것 다 공짜입니다. 햇빛 공짜입니다. 물 공짜입니다. 산소, 공기 공짜입니다. 그런데 이 공짜를 소중히 하지 않습니다. 없으면 죽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 우리 생활하는데 필수적인 것들은 아주 싸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쫓기듯이 살아갑니다.”
함양의 깨끗한 자연환경에 대해 감탄하며 이야기를 시작한 이외수 작가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OECD국가 경제력 12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쫓기듯이 살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를 잊고 살아가게 되는데, 그 중 외국인은 알고 한국인은 모르고 있는 세 가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외국인 들이 보는 한국‘시한폭탄을 안고 있지만 잘 사는 나라’
“첫째, 한국은 외국 사람들이 볼 때 굉장히 부자라는 겁니다. 사실은 제가 사는 농촌 화천 첩첩산중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농촌에 사시는 분들은 차가 한 대만 있는 경우가 드뭅니다. 농산물 실어 나르는 트럭하고 그 다음에 외출 나가실 때 타시는 승용차하고 두 대씩은 다 있어요.”
두 번째, 외국인들이 보기에 한국 사람들은 굉장히 위험한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처럼 실언을 밥 먹듯이 하면서 핵으로 위협하는 나라 옆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데, 그들이 볼 때는 시한폭탄을 베고 자는 것과 똑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장기투자를 하지 못하고 단기투자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인데, 남북통일이 이루어진다면 대한민국은 문화, 경제, 군사적으로 세계 강국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세 번째 특징, 너희가 얼마나 잘 버티고 있는지 모른다. 보십시오. 세계의 열강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이 틈바구니에서 전혀 식민지화 되지 않고 어쨌건 간에 아슬아슬하게 잘 버텨내고 있습니다. 장고한 세월 얼마나 위대한 나라입니까? 자긍심을 느껴도 됩니다.”
이렇게 우리는 외국인들이 보기에 막강한 잠재력을 갖은 나라임은 틀림이 없다고 했다. 그렇지만, ‘쟤들 무서워’하고 외국인들이 이야기 하다가도 겁낼 거 없다는 이야기가 꼭 나오는데, 그 이유가 한국인들은 셋만 모이면 자기들끼리 싸워 남 잘되는 꼴을 못 본다는 말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하며 화목한 나라가 되어야 더욱 막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했다.
 
머리를 쓰기보다 마음을 써야 하는 것.
“그런데 이것도 사실은 머리를 쓰면 잘 안 됩니다. 마음을 쓸 줄 알아야 됩니다.”
평소에도 이외수 작가는 ‘진정한 성공은 나로 인해 기뻐하는 사람이 많아야 할 때’라면서 머리 좋은 사람보다 마음 좋은 사람이 많은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고 누누이 말해왔다. 이번 강연에서도 역시 마음을 쓰는 법에 대해 역설했다.
그에게 마음을 쓰는 법을 가르쳐 준 스승님이 세 분이 있는데, 한분은 초등학교 6학년때 담임이었던 그의 아버지고, 두 번째 스승은 이외수 작가가 춘천교육대학을 다니던 시절 학장이었던 최태호 학장님이었다.
“그분은 제가 춘천교육대학 입학했을 때 첫 기념사에서 여러분 세월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입니다. 라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이것은 저한테 굉장히 큰 교훈과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세월은 흘러가는 것이 아닌 쌓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세월을 쌓듯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그의 스승은 ‘남을 해하지 않고 스스로를 복원하는 지렁이’
세번째로 꼽은 그의 스승은 지렁이었다. 모든 동물들이 자기 종을 번식시키기 위해 자신의 몸에서 무기들을 개발하는 것과 달리 지렁이는 어떤 무기도 없다. 누구나 먹게끔 자신의 몸을 내어주되 조금만 남겨 놓으면 원상태로 복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진화라고 했다.
“사람이 그게 됩니까? 이 지렁이는 정말로 거룩하고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전혀 남을 해하지 않고 나를 다 내주는 조금만 남겨 놓으면 스스로를 복원하는 능력 아직은 사람이 못 따라 갑니다.”
그래서 자연은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서로 마음을 열어야 진정한 소통과 마음의 대화가 가능
마지막으로 글을 잘 쓰는 방법은 마음으로 쓰는 글이라 했다. 읽는 사람에게도 마음으로 쓰는 글은 마음에 닿는다는 것이다. 흥부가 다친 제비를 보고 자신이 아픔처럼 느껴 다리를 고쳐주었듯 그 대상과 자신을 동일시해야 하는 것이다.
자연과 혼연일체가 되면 딱 보면 아는 경지에 달하는 경지가 되는데, 옛 어르신들이 사물과 대화를 했던 모습은 이것이 혼연일체 하기위한 중요한 지름길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통에는 일방통행이 없고 나도 열려있고 상대도 열려 있어야만 마음의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이외수 작가. 서로 마음을 열고 배려하는 마음을 기초로 하는 진정한 상호간의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는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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