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망원동에 위치한 필자의 사무실은 닉네임을 갖고 있다. <해리포터>를 써서 세계적인 작가로 유명한 조앤롤링 작가의 이름을 빌려와 조앤롤링 룸이라고 명명했다. 그런데 사무실 곳곳에는 연극 포스터가 눈에 띤다. K 작가 소설 원작을 연극으로 극화해 공연하는 내용이다.
 
아동문학가인 K 작가의 작품은 먼저 동화로 출판돼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이후 연극, TV 어린이 드라마 등으로 또다시 2차적 저작물로 만들어져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것이다. 일전에 K 작가와 자신의 작품이 2차적 저작물로 제작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작가라면 1차적인 자신의 글이 연극이나 영화 등의 2차적 저작물로 이어져서 자신의 작품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는 것을 매우 뿌듯해 했다. 하나의 콘텐츠가 다양한 2차적 저작물로 가공되는 것을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라 한다. 이는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매체 형식으로 새롭게 가공하거나 재창조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는 콘텐츠 전략이다.
 
2차적 저작물이 폭발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사례도 많다. <미생>의 경우 원래 웹툰 만화였다. 웹툰에서 인기를 끌었던 <미생>은 출판됐고, 최근 드라마로 정점을 찍었다. <미생>의 드라마 인기는 원작 웹툰 다시 보기를 불러오고 드라마 특별편과 웹툰 2기(<미생> 시즌 2)로 이어지고 있다. 1년 동안 90만 부 팔렸던 <미생>의 단행본은 판매량 200만 부를 넘어섰다.
 
2차적 저작물의 화려한 성공에 많은 저자들이 원소스 멀티유즈를 꿈꾼다. 하지만 그 길은 멀고 험하다. 필자와 출판 에이전시 계약을 맺는 저자들은 2차적 저작물 계약 항목에 관심은 매우 높다. 반면에 2차적 저작물을 진척시킬 수 있는 기획이나 노력을 제시하는 저자들은 드물다. 강력한 원소스만이 성공적인 2차적 저작물의 토대가 된다.
 
최근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내한공연을 보았다. 현란한 안무와 프랑스 배우들의 노래실력, 웅장한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필자는 공연 내내 이 작품의 원작 소설을 쓴 빅토르 위고의 스토리텔링 능력에 감탄했다. 그의 원작인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에서도 감동과 더불어 원작의 깊이에 감탄한 바 있었다. 필자가 본 <노트르담 드 파리>와 <레미제라블>에서는 민중들의 저항 이라는 코드가 읽혀지면서 빅토르 위고의 사상과 타고난 이야기 꾼이란 기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 영화, 연극, 뮤지컬 등 이루셀 수 없는 저작물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글, 스토리텔링이다. 새삼 출판의 강력함을 느낀다. 원소스는 글이다.
 
▲ 1인1책의 김준호 대표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