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게 왜 햇빛을 비추냐고 물어봐.
내가 너를 사랑 하는 건 그럴 수 밖에 없기 때문이야.”
 
영화 '마라톤' 실제 주인공 선수의 감독으로
육상 단거리 국가대표 출신인 임낙철씨는 청각 장애인 올림픽 육상 감독으로 활동 했다. 영화 ‘마라톤’(조승우 주연)의 실제 주인공인 채경완 선수의 감독이었던 그는 수화로 소통하며 많은 제자들을 올림픽에 출전 시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지도해 왔다. 항상 선수들에게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신앙심을 넣어주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그는 현재 특수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평소 자녀들에게 무조건 주입식 교육이 아닌 체험 중심의 가르침을 목표로 하여 올해 딸, 아들의 견문을 넓혀주기 위해 동유럽으로 함께 여행을 떠났다. 새해 일출을 유럽에서 맞이하며 그는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에 쓰여진 책 속의 한 줄을 생각하였다. “공허한 슬픔으로 하루하루를 허송하지 말게. 자네가 할 수 있는 한 사람들을 돕고 사랑하며 살게.” “태양에게 왜 햇빛을 비추냐고 물어봐. 내가 너를 사랑 하는 건 그럴 수 밖에 없기 때문이야.”라는 문구에 사랑으로 말하고, 듣고, 행동하는 삶의 이유를 되새겼다. 늘 공부에 매진 하는 그는 청각, 지체장애 육상선수의 시합전략 및 스포츠 심리상담 사례와 관련된 다수의 학술연구논문을 발표하였다. 이후 올해 한국교총주최 교육연구발표대회에서 1등급 명단에 올라 교육부장관상을 받았으며, 2015 “장애인의 날” 유공자 표창 포상수상자로 가족들에게 기쁜 소식을 한아름 안겨 주었다.   
 
▲ 1월1일 오스트리아 짤츠캄머굿에서(아빠 임낙철, 엄마 고경미, 딸 임다솜, 아들 임동하)
 
“아이들이 인생에 많은 점을 찍었으면 좋겠어요. 경험으로 찍은 흔적들이연결되어 아름다운 결정체로 남기 때문이죠.”
 
아내 고경미씨는 올해 대학원 졸업 후 5일만에 취직을 하였다. 결혼 생활을 하며 마음속에 간직했던 꿈을 졸업생 사이에서 가장 처음 이뤄 낸 것이다. 그녀는 면접에서 이렇게 말했다. “주부가 ‘살림’을 한다는 것은 단어 그대로 ‘가족을 살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오늘부터는 학교 학생들을 살리는 상담사가 되겠습니다.”라고 말이다. 이후 초등학교에서 순회 상담사로 일하며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모두다 씨앗이야. 그 씨앗에 물을 주면 잘 자라겠지만 관심과 사랑을 주지 않으면 싹을 틔울 수 없단다. 너희들 인생이 마음 속에 심은 씨앗과 같단다. 이제 막 틔운 어린 싹들이 돋아 난 거야. 무엇을 느끼고, 생각 하는지에 따라 인생의 열매가 달라진단다. 때론 시련이 와도 너희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면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된단다.”라고 힘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분노의 에너지가 밖으로 표출되지 못하면 자신을 공격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우울증이죠.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녀는 일과 관련하여 감정에 관한 책에 관심을 두며, 김용태 작가님의 [가짜 감정]이라는 책을 권해 주었다.  
 
“황량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따스한 우정의 빛이 스며들었어요.”
딸 다솜양은 올 초 폴란드에 위치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다녀온 후 희생된 수용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 한국에 귀국하고, 이곳을 배경으로 지은 소설 존 보인의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이란 책을 구입해 달라고 부모님께 부탁 드렸다. 주인공 브루노는 군인인 아버지를 따
라 수용소 근처로 이사 오게 된다. 친구가 없어 심심하던 그는 철조망 건너편에 있는 쉬미엘과
친구가 된다. 말미에 두 소년은 어두 컴컴한 가스실에 갇히게 되는 참담함을 맞이하게 되며
“네가 내 가장 소중한 친구야, 쉬미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친구라
고”(p333)라는 대화를 나눈다. 다솜이는 4학년 때 자신의 생일에 “저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
는 편지와 함께 선물을 부모님께 드리고, 최근엔 어머니의 첫 출근을 축하 드리며 저녁 밥상을
차려 드리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이에 황량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빛나는 두 소년의 따
스한 우정을 발견한 것도 그 온기에서 발현 됐으리라…...
 
“주변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눠 줌으로 온 세상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아들 동하군은 교회에서 전도를 많이 하여 상으로 자전거를 받았다. 의미 깊은 선물이라 보관만 해두기 아까워서 아버지의 자전거를 한 대 더 구입하여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하이킹을 즐겼다. 지난 여름 방학엔 5박 6일 동안 서울에서 부산까지 횡단하며 부자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 “덥고, 힘들었지만 아버지께 약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싫었어요. 짐을 들어 주신다고 하셨지만 제 짐은 끝까지 맡았죠.” 횡단하는 동안 지역 사람들이 힘내라고 격려를 많이 해주시는 모습에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느꼈다. 그 순간 ‘난쟁이 피터’가 떠올랐다. 남보다 한참 작은 키로 난쟁이라 불린 소년, 분노조절 장애로 친구 하나 없이 외로웠던 그는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고, 방황하다 가출을 하게 된다. 힘든 거리 생활을 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인생의 목적을 발견하게 된다. 이에 동하군도 어른이 되어 돈을 많이 벌게 되면 피터처럼 외로운 사람들이나 타국에서 땀 흘리며 봉사하는 선교사님들을 도와주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임낙철씨 가족은 맑고 청명한 하늘 아래 함께 읽을 도서 목록을 나누며 [독서로 향기 나는 가정]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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