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민락서점> 김성진대표 인터뷰

  10년이면 강산이 한 번 바뀐다는데 무려 강산이 세 번 이상 바뀔 정로로 35년 동안이나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정부 민락서점 김성진 대표를 만났다. 김대표는 공교롭게도 부친께서 이미 서점업을 하셨고 집안 어른이 또한 서점업을 하셨기 때문에 이래저래 서점과 깊은 인연이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 의정부 민락서점 김성진대표
 
서점을 하는 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
“예전에 우리 서점에 자주 들르는 학생이 있었는데 S대에 합격 했어요. 그런데 1년 뒤 한 학생이 공부를 하는데 선배의 조언이 필요하다며 고민을 털어 놓더군요. 그래서 문득 그 학생이 생각나서 소개를 해주었는데 어느 날 그 후배 학생이 와서 역시 S대에 합격했다며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선배를 소개시켜준 덕분이라고요. 그때는 정말 뿌듯하더군요.”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니 서점주인은 평소 책을 많이 읽을 것 같은데 의외로 애로사항이 많았다. “우리끼리 하는 얘기로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합니다. 일 년 중 추석, 설날 딱 이틀만 쉬고 출근도 오전 9시30분에해서 밤 10시30분까지 문을 열죠. 또 늘 새로운 책을 받기도 하지만 잘 안 팔리는 책은 재고 정리도 하고 수시로 반품처리를 해야 하는 등 늘 잡무에 시달리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책이라도 잘 팔려야 월말에 도매상에게 수금액을 맞춰주는데, 그렇지 못하고 적자일 때는 돈 맞춰 주기도 힘들어 정말 난감할 때도 많습니다. 그나마 우리서점이 얼마 전 인문독서아카데미 독서동아리 후원사업에 책을 공급하는 서점으로 선정되면서 훨씬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도서정가제는 과연 지역서점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도서정가제라는 말 자체가 정말 정가가 아니라 정가에서 10%까지만 할인이 가능하도록 법적으로 정한 것입니다.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은 10%할인이 가능하지만 우리 같은 동네서점은 10%할인도 타격이 크지요. 대량으로 물건을 들여오지 못하는데다가 도매가도 높은 편이어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나마 서점연합회에서 <학교장터 인증제>라는 것을 시행하려 준비하고 있는데, 학교도서관에서 구매하고자 하는 책을 서점에 직접 주문하는 방식이지요.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겠지만 예전에는 서점 종사자가 아니어도 대충 서류 만들어 신청하면 서점업자로 등록이 되어 그런 곳에서 계약을 가로채기도 하는 등 부작용이 많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문제점과 부작용들을 찾아내어 서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등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
 
마지막으로 그는 그래도 본인은 64살이라고 밝히며 어쩔 수 없이 근근이 서점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문제는 젊은 서점주들이 없다며 매우 아쉬워했다. 앞으로 서점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동네에 서점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동네의 문화공간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불편함과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소비자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김성진 대표는 무거운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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