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인간의 삶을 좌우하는 나침반과 같다. 좋은 정치는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고, 나쁜 정치를 국민들을 좌절과 불행에 빠지게 하며, 더욱 나쁜 정치는 국민을 옥죄고 감옥의 사슬로 가둔다. 좋은 지도자가 등장하면 인권이 존중받고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는 시대가 되지만, 나쁜 지도자가 등장하면 공권력이 국민을 감시하고 시위와 집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권위주의 체제가 된다. 그래서 4년 또는 5년마다 돌아오는 투표의 계절은 국민이 자신의 의사를 표출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곤 한다.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플라톤의 4주덕과 민주주의
민주주의에 기반한 정치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작됐다. 당시 시민들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 모여 직접 투표를 통해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 구체적인 제도로는 시민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면서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권력을 획득한 독재자인 참주의 출현을 방지했던 도편추방제, 특수한 기술직을 제외하고는 주요 공직을 추첨으로 선출했던 추첨제, 생업에 바빠 의회에 참여하지 못하던 서민들의 정치 참여를 돕기 위해 의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수당을 주던 수당제, 민회를 통하여 누구나 법률을 제안하고 통과시킬 수 있는 참여민주제를 정착시켰던 것이다. 오늘날 현대 민주주의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던 참여 및 직접 민주주의의 틀을 제대로 보여줬기에 역사는 아테네의 정치제도를 민주주의의 효시로 기록하고 있다.
국민을 위한 정치의 중요성은 철학자 플라톤의 글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플라톤은 명저 <공화국>에서 통치를 일종의 ‘기술’(technē)로, 정치가를 씨실과 날실을 엮는 ‘베를 짜는(uphantikē) 사람’, 즉 공동체 구성원의 상이한 정치적 이해를 조정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국가에서 정의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각 개인이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할 때 이루어지며, 개인에서 정의는 영혼의 세 부분인 이성·기개·욕구가 조화를 이룰 때 이루어진다. 플라톤은 훌륭한 국가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덕으로 지혜·용기·절제·정의를 들고, 이는 플라톤이 강조하는 철인이 지녀야 할 핵심 리더십의 요소가 된다. 그런 4주덕을 갖춘 좋은 정치인을 선출해, 국가의 미래를 밝게하고 민생을 살리는 정치가 펼쳐지도록 하는 것이 유권자의 책무일 것이다.
 
버니 샌더스로 표출되는 현대 민주주의 혁명의 물결
21세기 대한민국을 포함한 지구촌의 현대정치는 사회 곳곳에 내재한 모순의 해결을 과제로 안고 있다. 첫째, 재벌로 대표되는 독점적인 자본주의 경제조직, 권위주의적인 권력체제의 현실에서 국민의 생활권 및 인권을 포함한 기본권의 관계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둘째, 자본주의의 기초 하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후진국이 충돌하는 국제정치의 장에서 국가 간의 무력 충돌과 각종 테러행위를 종식시키고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조직적이고 제도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 시민들이 현실정치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불평등의 모순이 누적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참여하고 개혁의 대열에 동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불평등과 기득권에 찌든 현실정치를 개선하려는 시민들의 움직임은 새로운 정치혁명을 추구하는 미국의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샌더스는 자신의 자서전 <버니 샌더스의 정치혁명>에서 “선거운동은 그저 표를 얻고 당선되는 일 이상의 무엇이어야 한다. 사람들을 깨우치고 조직되도록 돕는 일이어야 한다.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정치의 역학관계를 바꿀 수 있다. 이 나라 국민의 80퍼센트에서 90퍼센트가 투표에 참여한다면, 그들이 중요한 사안이 뭔지 알게 된다면, 그리고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당당히 요구할 수 있게 된다면, 워싱턴 정가와 의회는 현재 거대 자본이 장악한 의회, 거대 자본이 원하는 사안들만 다루는 의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인 대다수가 현실을 장악하고 있는 기득권 정치세력의 보수화에 편승할 때, “아니오, 그럴 수는 없소.”라고 평생에 걸쳐 단호하게 외쳐온 버니 샌더스의 진정성에 대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애정어린 토론과 총선-대선 투표 참여, 대한민국을 바꿀 것
 
▲ 김홍국(한국협상학회 부회장, 국제정치학 박사)
대한민국의 미래는 국민들의 애정 어린 참여를 통해 바뀔 수 있다. 국민들이 4.13총선과 2017년 대통령선거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면서, 더 밝고 새로운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 힘을 쏟을 때 우리의 민주주의는 더욱 환하게 꽃피게 될 것이다. 정부와 시민단체도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며, 함께 하는 민주주의를 달성하도록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정부는 정치에 대한 책을 읽고, 현실정치에 대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염원하는 이들과 단체들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대한민국 정치의 품격과 수준을 높이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책 읽고 투표에 참여하는 멋진 이들과 함께 조국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와 정의, 평화가 꽃피어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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