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제2대 이기성 원장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 이기성 원장은 계원예술대, 동국대 등에서 많은 출판인을 배출하였고, 24년 동안 출판현장에서 일해 왔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출판산업 유공자로 2013년에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였다. 출판현장전문가 출신이기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기성 원장을 전주혁신도시에 있는 진흥원에서 만났다. 그는 책을 통해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출판한류의 시대’를 열어 가겠다며 우리 문화와 우리 책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나가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또한 우수한 인재들이 출판계로 몰려와 일할 수 있고, 출판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잘 사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제2대 이기성 원장
 
Q1(김을호 교수) 원장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진흥원을 운영하시는데 주안점을 두시는 것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1(진흥원장 이기성) 고맙습니다. 한글 폰트를 개발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외국에 알려온 삶을 살아오면서 책을 통한 문화적 다양성과 고유문화 확장에 대해 깊이 고민해 왔습니다. 타 분야 문화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면 꾸준히 발굴하여 문화산업 전체에서 책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언명을 넘어 실질적인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길을 찾겠습니다.
 
반만년의 역사를 일구어 온 대한민국에서 출판과 인쇄가 차지하는 문명사적 위상은 전 세계적인 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출판문화산업은 악화일로에 있습니다. 독서 인구는 날로 감소하고 있고, 출판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신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 처했습니다. 이런 때 제2대 진흥원 원장으로 취임하게 된 본인의 임무가 막중함을 절실하게 느낍니다. 진흥원 운영은 원장 혼자 하는 게 아닙니다. 진흥원 전 직원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때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기성 원장과 김을호 회장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Q2. 원장님은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이시기도 한데, 베스트셀러가 되는 요건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A2. 책은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사람들을 탓하기 이전에 어떻게 하면 책을 재미있게 만들 것인가 연구해야 합니다. 재미있는 책을 만들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주기 위해 진흥원장과 전 직원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하겠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출판업으로 몰려와 재미있는 책을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펼치겠습니다.
 
Q3. 서울대 지리학과를 나오셨는데, 평생을 출판 분야에 헌신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3. 서울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아버지 회사인 장왕사에 출근하여 일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대학생들이 데모를 많이 하던 시기라서 수업보다 휴교가 많은 상황이었습니다. 장남은 가업을 이어야한다는 아버지 뜻에 따라 1970년부터 1994년까지 장왕사에서 교과서, 단행본 기획·편집·제작 등 출판업무 전반을 담당했습니다. 계원예술대학에 전자출판과 교수로 임용이 되어서도 이틀은 장왕사로 출근했습니다. 평생을 출판인으로 살아오게 된 계기는 장남은 가업을 이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에 따른 것이지만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Q4. 전통출판과 전자출판이 전혀 다른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원장님께서는 다르지 않다고 하신 것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4. 전통출판과 전자출판이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행위로서의 전자출판과, 결과물로서의 전자출판물을 동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행위와 결과는 전혀 다르기에 출판과 출판물을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전자출판의 영어 표기 ‘Computer Aided Publishing(CAP)'를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전통출판이 사람의 손으로만 이루어진 출판이라면 전자출판은 같은 출판이되 전자기기인 컴퓨터의 도움을 받는 출판입니다. 즉, 전자출판을 통해 종이책도 만들 수 있고, 전자책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Q5. 국민 누구나 손쉽게 책을 만들 수 있는 국민중심의 출판환경을 조성하시고자 노력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5. 국민 누구나 손쉽게 책을 만들 수 있으려면 가장 먼저 출판 비용을 줄여주고, 출판으로 인한 수익을 증대시켜줘야 합니다. 해외 선진국들은 300~500부 출판으로도 충분한 수익을 얻는데, 우리나라는 1000부를 출판해서 판매해야 겨우 비용만 해결되는 수준입니다. 현 상태로는 누구도 책을 만들려하지 않는 출판업 기피현상만 두드러지게 됩니다. [이하 삭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 누구나 쉽게 책을 만들 수 있으려면, 전자출판을 위한 에디터 프로그램을 만들어야합니다. 외국계 기업에 수수료를 내야만 하는 잘못된 유통구조도 바꿔야 합니다. 한글워드프로그램으로 만든 콘텐츠를 전자책으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출판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이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원장과 진흥원 직원들이 함께 구슬땀을 흘리겠습니다.
 
 
Q6. '출판 분야 청년 인턴사업'에 대해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6.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출판 산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해 고용노동부(장관 이기권)와 협업하여 ‘청년취업인턴제’ 사업을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진흥원에서는 사업에 참여할 출판 관계 기업과 청년인턴(만 15~34세)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에는 3개월간 인턴 지원금이 지급됩니다. 또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경우 1년간 별도의 취업 장려금을 추가로 지원하며,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턴에 대해서도 근무 기간에 따라 취업지원금을 지급합니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대학졸업자들이 출판사로 취업하는 것이 인기였습니다. 심지어 신문기자들도 퇴근 후 출판사에 와서 교정 일을 하기도 했거든요. 1980년대로 돌아갈 수 없을지라도 '출판 분야 청년 인턴사업'을 통하여 우수한 인재들이 출판계로 많이 들어와서 일을 하게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출판업 종사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우리 출판문화산업도 빠르게 활성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Q7. 마지막으로 1인출판사를 운영하거나 준비 중인 예비 출판인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씀 부탁드립니다.
 
A7. 당부가 아닌 진흥원장으로서의 다짐을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취임사에서도 말씀드렸는데, 출판인들을 정말 잘 살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출판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잘 사는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내 인생에 있어 보너스와 같은 지금 시간들을 소신껏 사용하여 반드시 출판계에 도움이 되는 진흥원장의 역할을 감당하겠습니다.
 
끝으로 멀리 서울에서 와 주신 김을호 교수님과 담양에서 온 가현정 기자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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