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이론과 학설을 가지고 수많은 심리학자들이 연구하고 있지만 결국 심리학의 목표는 하나다.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 즉, 누구나 행복한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현대 심리학 이전의 시대, 지그문트 프로이트로 시작된 정신의학의 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과거에는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약점을 파악하여 해결하는 부정적인 측면에서 연구를 했다. 오늘날에는 강점을 살리는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는 데 차이가 있을 뿐이다. 프로이트 이후 가장 주목을 받으며 심리학계에 돌풍을 일으킨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이 대표적이다.
 
 누구나 행복을 배울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함으로써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그는 행복해지려면 행복에 대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시각부터 바꾸라고 조언한다. 우리 안에 있는 낙관성과 긍정성을 키우고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 일상에서 발휘할 수 있는 행복을 끌어내고 키움으로써 ‘진정한 행복’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긍정적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보다는 자신의 의지가 훨씬 중요하다”
 
 “행복은 누가 가르쳐주거나 훈련시키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발견과 창조를 통한 자기화의 과정이다.”
 
 마틴 셀리그먼의 ‘긍정 심리학’은 행복해지려는 인간의 노력을 과학적으로 탐구했다는 데에 커다란 의미가 있다. 스스로 행복하기로 다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누구보다 내가 중요하며 스스로 행복하게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결코 외부 환경이나 다른 사람들로 인해 내 행복이 영향을 받거나 결정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결혼을 하는 이유도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서로 원망하는 관계 속에서 불행해지고자 결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의무와 책임감에 매여 해결해야할 숙제처럼 여기고 있다. 심리학의 목표가 인간의 행복을 이루기 위한 것과 마찬가지로 결혼의 목표 역시 행복이다.
 
 남녀가 만나서 행복감을 느끼고 그 행복감을 지속하고 싶어 결혼했음에도, 결혼이후 행복감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나를 잃어버린 것’에 있다. 사랑에 빠진 달콤한 연애기간동안 잠시 자신을 잃는 것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오랜기간 지속적으로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일 인양 억지로 참아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혼을 후회하게 되고 사랑했던 남편 또는 아내를 원망하게 된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해결책은 아주 간단하다.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으면 된다.
 
 결혼 후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사람은 남편보다 주로 아내들이다. 같은 여성으로 그들에게 ‘에고이스트를 입는 대신 에고이스트가 되라’고 말해주고 싶다. ‘에고이스트’는 일본의 브랜드를 차용하여 국내에서 제작 및 유통을 하는 여성복 브랜드이다. ‘에고이스트’의 특징은 여성의 아름다운 몸매를 최대한 살린 디자인이다.
 
 여성스러운 건강미를 돋보이게 하며, ‘에고이스트’를 입으면 어디에서든 주목받는 여성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브랜드 가치를 두고 있다. 가격 또한 높은 편이라서 성공한 아름다운 여성이 입는 옷으로 상징된다. 아름다운 몸매에 해당하는 치수의 옷만 제작하므로, ‘에고이스트’를 사서 입는 여성은 미모와 능력을 겸비했음을 상징한다.
 
 그러나 내면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이 없다면 이러한 옷을 사 입는 것만으로 결코 진정한 ‘에고이스트’가 될 수 없다. ‘에고이스트’는 영어로 ‘egoist’ 즉, ‘이기주의자’라고 번역되곤 한다. 자칫 ‘이기주의자’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여겨질 수 있기에 ‘개성주의자’라고 번역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서양에서는 ‘에고이스트’라고 누군가를 지칭했다면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결혼한 여성들에게 ‘자기만의 개성을 가지고 당당한 태도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에고이스트’가 되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 나 대학도 못나온 고졸 출신 기술자야, 해외 유학파 교수님께서 어련하시겠어.”
 
 조금만 자신의 의견과 다른 경우에는 불 같이 화를 내며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그럴수록 인영 씨는 더욱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인 것만 같아서 점점 위축되기만 했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사랑하는 태현 씨가 아이 앞에서까지 못난 아빠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이었다.
 
 인영 씨는 그럴 때 마다 ‘내가 이러려고 열심히 공부한 것은 아닌데......’라며 어느새 심한 자괴감에 빠지곤 했다. 아름답고 능력이 뛰어난 여성으로 후배들의 선망이었던 인영 씨는 결혼생활 3년 만에 완전히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야 말았다.
 
 인영 씨에게 해주었던 나의 첫 마디가 ‘에고이스트가 되라’는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인영 씨가 결혼 전에 즐겨 입던 브랜드도 ‘에고이스트’였다고 한다. 결혼과 출산으로 불어난 몸매로 인해 더 이상 ‘에고이스트’의 옷을 사 입을 수 없다고 했다.
 
 “박사님, 다시는 ‘에고이스트’가 될 수 없을 것 같아요. 심지어 ‘에고이스트’의 매장에도 내 몸에 맞는 옷은 없는 걸요.”
 
 슬픈 표정으로 희미하게 웃는 인영 씨는 결혼 후 부모님이나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억지로 자신을 끼워 맞추려는 많은 여성들을 생각나게 했다. 서로 사랑해서 행복하려고 결혼 한 것이지 부모님을 위해서 한 결혼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부모님으로서 하실 수 있는 말이라 여기고 존중하는 차원에서만 들어드리면 된다.
 
 태현 씨의 올바르지 못한 반응과 태도 또한 인영 씨의 책임이 크다.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존중받지 못한다. 인영 씨가 예전의 당당하고 멋진 여성으로 다시 설 때 남편인 태현 씨의 태도도 바뀔 것이다. 언제나 멋진 모습으로 자신의 일을 해내는 모습에 반했음을 기억하라고 했다.
 
 반신반의하던 인영 씨는 나의 조언대로 실천했다. 더 이상 남편 태현 씨가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기가 죽을까봐 조심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당당하고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운동하는 데 집중했다. 태현 씨에게도 당분간은 무심한 듯 태도를 보였다. 어리둥절하던 태현 씨도 금세 인영 씨의 변화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행복한 인생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부모님의 부당한 대우와 남편의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 모든 책임은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알고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 자신의 행복이 다른 어떤 이가 무엇을 하거나 하지 않음에 의존해있다면, 가시밭길을 걷는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이 변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상황이 바뀌면 행복해질 거라는 기대감을 버려야 한다.
 
 행복으로 가득한 충만한 삶이란 자기 자신이 일궈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삶은 온갖 문제점과 실패로 둘러 싸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초대하지 않은 고통스러운 사건들이 연일 일어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고통 때문에 쩔쩔매며 괴로워하는 대신 고통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시련과 고통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로 인해 인생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사람만이 행복과 성공을 쟁취하는 것이다.
 
 결혼 전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몸매를 관리해서 ‘에고이스트’ 매장에 걸린 옷을 다시 사 입을 수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내면으로부터의 변화를 이루는 ‘에고이스트’가 되어야 한다. 결혼으로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는 것이 곧 자신을 잃어버려야 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오히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은 사랑받는 아내가 될 수도 없고 자녀를 사랑으로 잘 양육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도 없다. 그러므로 가정 CEO, 아내들이여! ‘에고이스트’를 입는 대신 ‘에고이스트’가 되라!
 
▲ 가현정작가
 
 
 
 
글. 가현정
 
 과일농사 지으며 책 쓰는 작가, 심리치료전문가. 글쓰기 중심의 청소년 인문학 아카데미 ‘가문의 영광’과 도서출판 ‘가현정북스’를 운영 중이다. 주요저서로는『아픈 사랑, 벗어 던져라』,『F1 소망을 생생한 현실로』,『더 느림 The Slower The Better』가 있다.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