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외국어교육

우리나라의 외국어교육은 어떠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갔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 외국어 학습의 형태를 보면 우리나라는 일본 다음으로 언어를 익히는 게 어려운 민족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영어 점수는 높은 데 영어를 못하는 나라. 문법은 원어민보다 더 잘 알고 있는데 글쓰기는 낙제점에 가까운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그래서, 정말 우리나라의 언어학습은 조상대대로 문제가 있었을까? 싶은 생각을 갖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 조상들은 현재의 우리나라의 언어습득 능력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잘 했다는 결론부터 내리고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우리나라의 민간교육의 시초라고 한다면 아마도 서당과 같은 역할을 했던 고구려시대의 경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경당과 서당이 사회적 역할이 일치했는지는 정밀한 성격규명을 거쳐야 하겠지만, 교육기관이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경당과 서당에서 진행했던 학습의 형태를 보면 크게 몇 가지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 다음의 그림을 참고해보자.
 
 
좌측의 그림은 김홍도 [서당]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다. 서당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신분과 연령의 구분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학습자 개인별로 학습을 했다는 것이다. 개인별로 학습 수준과 학습의 분량이 천차만별이었다. 소학을 배우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천자문을 배우는 학생도 있었다. 각 개인별로 자신의 학습 수준과 진도를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완전학습을 했다는 것이다. 어떤 학생이 자신의 학습 수준과 진도를 정했다면 그 분량만큼은 그날 모두 완전하게 학습을 해야지만 집에 갈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서당이 개별학습과 완전학습을 추구했던 민간교육기관이었음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당에서 개별.완전학습을 진행하는데, 절대로 빠지지 않았던 학습요령이 있었다. 이 부분도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는 큰소리로 학습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서당을 연상하면 당연히 ‘하늘 천 따지 검을 현~~~’이라는 효과음이 떠오를 것이다. 서당에서 학습을 하는 학생들이라면 어느 누구도 혼자서 조용히 머리로 암기하는 이는 없었다고 한다. 각자 자신의 수준과 하루 분량을 끝내기 위해서 큰 소리로 익혔다. 이 큰소리 학습요령이 얼마나 과학적인지는 [뇌과학 학습법]이라는 분야의 도서를 찾아보면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다. 이미 우리 조상들은 큰소리 학습이 학습효과가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두번째로 중요한 것은 다음 그림을 가지고 설명하도록 하겠다.
 
 
 
정약용 선생님의 이학편을 지석영 선생님께서 4개국어로 다시 정리하신 내용이다. 중국어.한글.영어.일본어까지 기록되어 있다. 우리 조상들은 주변국과의 관계가 복잡했기 때문에 외교적 역할을 잘 하는 인재들이 필요했다. 다시 말해 역관들의 역할이 중요한 나라였다는 사실이다. 다시 정리해보면 우리 조상들은 서당이라는 교육기관을 통해서 개별.완전학습을 추구했으면 이를 위해서 큰소리 학습과 3개국 이상의 외국어를 동시에 학습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고종때는 육영공원이라는 교육기관을 설립해서 역관들을 집중적으로 양성하였는데, 이들은 10개월에 3,000단어를 익혔다고 한다. 육영공원을 필두로 배제학당, 이화학당들이 생기면서 언어교육의 전성기를 이루게 된다.
 
▲ 언어는 기술이다 - 김현수
그런데, 우리나라의 언어교육의 암흑기가 찾아온다. 1910년대 일제강점기를 맞이하면서 대한민국의 언어교육은 문화말살정책으로 인해 철저하게 붕괴되기 시작한다. 개별.완전학습의 형태를 집단교육을 전환하고 큰소리 학습과 2개이상의 언어습득 훈련은 문법과 독해라는 학습의 형태로 바꾸면서 대한민국의 언어교육은 벙어리교육으로 흘러가게 된다. 게다가 언어습득의 수준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언어지식의 수준을 파악하는 평가시스템은 벙어리교육의 정점을 찍게 되었다.
이제 우리나라는 우리 조상들의 언어습득의 과정을 복원해야 하며, 한글이라는 언어를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언어능력을 가지고 있는 민족으로써 자긍심을 되살려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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