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내 사씨와 악한 첩 교씨의 엇갈린 운명!
어질고 지혜로운 사정옥은 교채란의 음모와 모함으로 정실부인의 자리를 뺏기고 남쪽으로 쫓겨납니다. 온갖 시련과 고초를 겪으면서도 선한 뜻과 의지로 결국 제자리를 찾는 사씨의 극적인 이야기는 조선의 문인 김만중이 장 희빈과 인현 왕후의 이야기를 빗댄 것으로 유명합니다. 서로 다른 처지에 놓인 두 여성이 선택하는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조선 여성들의 애환은 물론 오늘의 우리가 좇고 있는 가치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김만중이 숙종과 인현 왕후, 장 희빈을 빗대어 쓴 이야기
조선의 문인이자 정치가였던 김만중은 어머니를 위해 《구운몽》이라는 이야기책을 쓴 것으로 유명합니다 . 그런데 당시 왕인 숙종을 위해서도 소설 한 편을 썼다고 전해지지요. 바로 《사씨남정기》입니다. 사대부들은 소설을 쓰지도 읽지도 않던 조선 후기에 이 소설은 숙종의 귀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그 인기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숙종을 둘러싸고 인현 왕후와 희빈 장씨가 벌인 갈등을 절묘하게 빗댄 소설의 정황 때문이었습니다. 김만중은 희빈 장씨가 아들을 낳아 세자 책봉이 거론되자 이를 반대하다 관직을 박탈당하고 귀양 길에 올랐으며 《사씨남정기》를 지어 인현 왕후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길 바랐습니다. 일설에 따르면 숙종이 이 소설을 읽고 마음을 바꾸어 희빈 장씨의 사사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 책은 김만중의 종손 김춘택이 한문으로 옮긴 것을 읽기 쉽도록 풀어 썼습니다. 역사적인 사실과 소설을 비교해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조선의 불평등한 신분 제도와 가족 제도 엿보기
 
《사씨남정기》는 선한 처와 악한 첩의 대립과 갈등이 선한 처의 승리로 끝나는 사필귀정과 권선징악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김만중은 어진 처를 옹호하고 간악한 첩을 경계하는 보수적인 교훈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당시의 불평등한 가족 제도와 처와 첩을 구분하는 신분 질서를 폐단을 따갑게 꼬집고 있습니다. 신분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모순된 규범과 평생을 어두운 그늘 속에서 살아야 했던 첩과 서자의 고충, 이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서로 다른 처지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해 나가는 두 여성의 삶을 통해서 올바른 가치란 무엇이며 이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어떤 실천과 의지를 세워야하는지의 문제까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전국국어교사모임의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기획 10년!
새로이 다듬고 고쳐 선보이는 개정판
 
고전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세상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문화의 원형이자, 오늘날 새로이 생겨나는 이야기들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서양의 고전 못지않게 값진 가치를 지닌 우리 고전이 어렵고 읽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우리 청소년들에게 외면당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여 지난 2002년부터 기획 출간되어 온 것이 바로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시리즈입니다. 전국국어교사모임의 국어 교사들과 정통한 고전 학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 우리 고전을 누구나 두루 즐기며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쓰고 맛깔나고 재미있는 작품으로 재창조했으며, 그 결과 우리 고전의 새로운 방향이자 롤모델이 되어 우리 고전에 대한 선입견과 고전 읽기 문화까지 바꾸어 놓았습니다.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출간 10년을 맞아 글과 그림을 더하고 고쳐 보다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고전을 선보입니다.

출판사제공 책소개
 
▲ 전국국어교사모임 | 김현양 (지은이) | 배현주 (그림) |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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