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은 국회에 의해 탄핵당했고, 국정은 마비 상황이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대통령과 청와대에게 국정을 보고받고, 수석비서관회의를 열도록 지시하고,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가 하면, 청와대의 경호와 의료시스템 및 국정을 초토화한 이번 게이트는 21세기 대한민국을 1970년대 독재정권의 시절로 회귀시켰다.
 
이번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는 전대미문의 헌정 파괴 사건으로, 언론의 탐사보도와 검찰 조사를 통해 진실이 속속 규명되고 있다. 분노한 국민들은 주말마다 광화문 광장으로 뛰쳐나가 촛불을 들었고, 연인원 700만명을 넘어선 시민들은 광장민주주의를 제도민주주의로 바꿔 민주주의와 정의를 실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국가 지도자의 품성과 도덕성, 리더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대통령 취임식에서 했던 헌법을 지키고 국가를 보위하겠다던 선서를 어긴 대통령은 국민을 배신했다. 비선실세에게 국정을 내맡긴 채 집무실에 출근도 하지 않고, 관저에서 특유의 올림머리를 하느라 2시간이 넘는 시간을 보내고 혼밥을 먹는 대통령의 모습은 국민들을 경악케 했다. 감옥에 가있거나 구속위기에 놓였고 민원사항을 가진 대기업의 총수들을 청와대에 불러모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돈을 낼 것을 요구하는 강제모금의 주역이 현직 대통령이라는 사실은 국가의 존재마저 부정하게 했다.
 
‘국정마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유권자 책임 각성해야
이런 무능하고 부패한 지도자를 선출한 비극에서 유권자들이 져야하는 책임은 적지 않다. 이번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및 국기문란 사태로 인해 경제는 멈춰섰고, 민생은 고통받고, 국정은 마비된 상황은 국민들을 절망의 늪에 빠뜨리고 있다. 국민들은 박 대통령이 과거 의원이나 당대표, 대선후보 당시에도 불통과 독선뿐이었음에도 국민행복시대를 만들고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화려한 말의 성찬에 속아 투표를 한 셈이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날카로운 판단력과 정확한 정보에 근거한 선별력으로 다음 대통령 선거 때부터는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고 봉사하는 정치인을 선출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정확한 정보와 판단력으로 21세기 4차 산업혁명의 알파고 시대에 부합하는 좋은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필자는 이를 위해 국민들께 세상을 위해 기여해온 좋은 정치인들의 자서전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자서전은 한 사람이 자신의 생애를 기술한 전기로서, 저자-화자-주인공이 같으며 변화와 지속성 같은 시간적 연쇄로 이루어진 삶을 소재로 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로 규정된다. 정치인들의 자서전에는 당대의 정치상황과 정치인들의 철학과 비전, 리더십이 명료하게 나타나있고, 다양하게 닥쳐오는 고난과 갈등, 도전과 음모에 맞서는 정치인의 역량과 실력이 잘 드러난다는 점에서 꼭 읽어보며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만델라-루스벨트, 세상을 바꾼 위대한 지도자 배우기
필자는 대표적인 자서전으로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는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싸우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넬슨 만델라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인권과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으로 인해 27년 간 감옥에 갇혀 있었으나 마침내 그 고난을 극복하고 불굴의 인간정신을 보여주었던 투사이자 정신적인 지도자인 만델라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감동으로 가득하다.
 
이 책은 한 부족의 추장 아들로 태어나 극심한 인종차별이 횡행했던 나라에서 태어나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젊은 시절, 도피생활의 두려움, 오랜 감옥생활의 고통, 죽음의 공포,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고통을 통해 깨달은 인간의 존엄과 자유의 소중함을 진실하면서도 감동적인 필체로 담아내고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일어난 과거의 인권침해 범죄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구, '진실과 화해 위원회'의 활동 및 만델라의 가족 관계와 퇴임 이후 활동상을 함께 담은 알찬 내용도 뜨거운 감동을 준다.
 
또다른 자서전은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온 아워 웨이>다. 이 자서전은 루스벨트 대통령이 미국의 제32대 대통령에 취임한 후 첫 1년 동안의 국정 경험이 주를 이루며, 세계경제대공황의 극복과정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루스벨트의 국정운영과 통치행위에 관한 개인적 철학과 인간적 취향을 담고 있다. 업무 결정 스타일, 국정 전반을 파악하고 해석해나가는 그만의 독특한 방식을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세계경제대공황 속에서 다양한 긴급조치와 강제조치를 위한 수많은 입법행위, 국가의 철학적 재탄생을 포함하고 있는 험난한 과정을 루스벨트는 강력한 리더십과 뛰어난 설득력을 통해 국민적인 지지기반을 획득한 위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는 우리에게 민주공화국이란 무엇인가, 국가와 시민은 서로에게 무엇인가를 생생히 보여준다. 이처럼 경제공황 극복을 넘어 루스벨트의 도덕적 리더십의 심원을 보여주는 이 자서전은 그가 국가산업부흥법을 통해 노동자들로 하여금 최저임금을 확보하고, 단체교섭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은 계급과 집단 간 대립을 넘어 모든 시민이 함께 상생하는 공화국을 만들고자 하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민주주의와 정의 지키는 지도자의 리더십 찾아내기
필자는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상부구조로서 민주주의의 토대를 이루는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하며, 여기에는 민주주의와 정의를 지키는 역량 있는 지도자가 그동안 닦아온 경험과 경륜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좋은 지도자를 배출하고, 문화계에서는 사회적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가치 있는 자서전을 펴내고 함께 공유해야 할 것이다. 나쁜 지도자와 좋은 지도자 사이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은 국민이자 유권자의 의무이자 책임일 것이다. 책을 통해, 인문학 공부를 통해, 치열한 토론과 실천을 통해 좋은 지도자를 키우고 지원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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