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민의 <좋은 대통령...>, SBS <더 좋은 사회...>
황상민의 좋은 대통령..
문화는 인간이 살아가는 삶에 대한 단면과 그의 철학과 비전을 보여준다. 5월9일 열리는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들은 어떤 후보를 선출해야 할까? 후보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 훨씬 더 좋은 후보, 권력의 편이 아닌 국민을 섬기는 후보, 불통과 독선이 아닌 소통과 협력을 하는 후보를 선출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출간된 2권의 책은 유권자들의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에 도움을 줄 것이다.
좋은 대통령이 나쁜 대통령 된다...후보자를 분석하라!
온화한 미소 속에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는 셜록 홈즈 같은 심리학자로 불리는 황상민 전 연세대 교수는 제19대 대선에 대해 신간 <좋은 대통령이 나쁜 대통령 된다>(푸른숲)에서 ‘30년간 6명의 대통령. 왜 누구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지 못했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심리학을 넘어 대중문화, 디지털 매체, 소비자 행동, 사이버 공간, 온라인 게임, 광고, 브랜드 이미지, 신화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해온 황 전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각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를 탐색해왔고, 이번에는 대선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한국인은 어떤 마음으로 대통령을 뽑을까?’, ‘사람들이 대통령을 선택하는 심리는 무엇일까?’라는 단순한 의문에서 정치인 이미지 분석을 시작했다. 그동안 ‘노무현은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이명박은 7급 공무원’, ‘이재명은 야전사령관’ 등 다양한 이미지 분석 결과를 내놓았으며, 최근 ‘박근혜는 혼군’이라는 2015년 분석이 적중한 날카로운 분석력은 이번에도 눈길을 끈다.
그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하버드대학교 사이언스센터와 캘리포니아대학교에 이어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2016년 1월 겸직 금지 의무 위반으로 해임됐다. 한국인의 정체성과 심리를 분석하는 연구법인 위즈덤센터(wisdomcenter.co.kr)와 함께 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팟캐스트 ‘황상민의 심리상담소’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유권자들이 대통령 당선자가 좋은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하고 표를 주며, 실제로 집권 초기에는 대통령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호감’과 ‘기대’가 높은 지지율로 드러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통령은 언제나 퇴임하는 순간 가장 낮은 지지율의 주인공이 되어 ‘나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떠나곤 했다. 옆집 친구 아들을 부러워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얼마 전 퇴임한 미국 전 대통령 오바마는 수많은 미국인의 지지와 감사 속에서 영광스러운 퇴임을 맞았다.
그는 이번 신간 <좋은 대통령이 나쁜 대통령 된다>를 통해는 대통령 후보로 등장한 누군가가 초반에 인기를 모으다가 어느새 뇌리에서 사라지는 일도, 존재감이 없던 정치인이 돌풍을 일으켜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일도, 그 사람이 잘나서 또는 장점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대중이 그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하고 있다.
20여 년간 한국인의 심리를 연구, 분석해온 심리학자로서 그는 그동안 쌓은 심리 분석 경험과 노하우로 대권에 도전하는 주자들의 이미지를 분석한 내용과 더불어, 역대 대통령이 뽑힌 이유를 살펴보고 대한민국 유권자가 품은 욕망의 흐름도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정치와 결혼의 공통점을 비교해 한국인의 정치 심리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옮고 그름’, ‘법’, ‘안보’, ‘국회의원’, ‘고위 공무원’, ‘김기춘과 우병우’ 등 정치 키워드를 바라보는 한국인의 통념을 샅샅이 깨뜨린다. 《대통령과 루이비통》, 《나란 인간》, 《마음 읽기》, 《한국인의 심리코드》, 《짝, 사랑》, 《독립 연습》, 《대한민국 사람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 《정치심리극장》, 《디지털 괴짜가 미래 소비를 결정한다》, 《사이버공간에 또 다른 내가 있다》, 《공부, 삽질하지 마라》(공저) 등다양한 저술활동을 해온 황 전 교수의 탁월한 분석과 제안을 통해 제19대 대선의 해법을 모색해볼 수 있다.
SBS ‘공공성 부재’에서 거버넌스 형태 ‘사회적 합의’ 도출
또다른 책은 SBS 미래부가 저술한 <더 좋은 사회, 더 나은 미래: 미래한국리포트>(한울)이다. 2017년,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가 바야흐로 전 세계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고, 제19대 대선에서 정책공약과 TV토론의 화두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 중대한 전환의 시기에 대한민국은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의 덫에 걸려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성장동력은 이미 바닥을 드러냈으며 젊은이들은 ‘헬조선’을 말하고 노년 세대는 상실감과 빈곤에 허덕인다. 성장과 민주화를 달성했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더 불행해졌다고 느끼는 ‘역설의 시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과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은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오래된’ 지표들이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착한 성장사회’, 행복한 사회로 가는 출구는 존재하는가?
SBS는 2004년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던 ‘고령화’를 본격적인 화두로 제시하며 “미래한국리포트”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매년 주제별로 행사가 열렸고 이 외에도 분야별로 전문가 수십 명의 연구 결과를 직접 듣고 토론했다. 미래한국리포트는 양극화, 저출산, 일자리, 교육, 복지, 환경, 거버넌스 등 우리 사회의 긴급하고 절박한 문제들을 다루면서 대한민국의 로드맵을 제시해왔고, 공익성과 심층성을 갖춘 탐사와 논의로 사회적 의제에 대한 공론장을 제공해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2014년 세월호 참사는 지금도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며, 이 참사가 우리 사회의 ‘공공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선령 21년의 세월호는 일본에서는 운항할 수 없었는데도 어떻게 한국에서는 운항이 가능했을까? 이 질문은 수익을 높이기 위한 규제 완화와 적정한 규제 사이에서 ‘공익성’의 문제를 제기한다. 과적과 정비부실, 청해진 해운의 비정상적 경영, 그리고 사태 직후 언론을 뒤덮었던 ‘관피아’라는 사적 집단은 한국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구조 과정에서 관련 기관들이 보여준 무능과 혼란, 비밀주의와 책임 떠넘기기도 한국 사회의 ‘공개성’이 일정 수준에 이르렀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공익성’, ‘공정성’, ‘공개성’의 총체적 부재, 한마디로 ‘공공성’의 부재를 지적하며 이것이 바로 ‘각자도생’ 사회의 근원임을 적시한다. 그렇다면 공공성이 높은 나라들은 어떤 나라들이며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었는가? 이 책은 이에 대한 답을 ‘거버넌스’에서 구한다. 거버넌스는 교육, 복지, 일자리, 환경의 문제를 사회적 합의를 거쳐 해결해내는 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미국과 같은 시장형 국가들과 스웨덴, 독일 같은 합의형 국가들의 경제체제 및 거버넌스 형태를 면밀히 살피면서 양자택일이 아닌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의 체질에 맞는 ‘한국형 거버넌스’를 모색해나가기 위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대선을 살펴보기 위한 핵심 어젠다를 종합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제19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어느 정당의 어떤 후보가 국정을 이끌 역량과 경륜, 철학과 비전, 풍부한 문화적 소양을 갖고 있을까? 유권자들의 한표 한표가 가진 소중함과 후세에 대한 책임감을 생각하며, 유권자들이 대한민국을 이끌 새 대통령을 신중하고 꼼꼼하게 검증하며 선출해주길 당부드린다.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아픔을 겪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유권자들의 현명하고 신중한 선택에 달려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