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용하우스 동시집 시리즈 3권.

소복소복 쌓인 눈처럼 순수한 아이들의

동화 같은 이야기

▲ 경북 봉화 분교 어린이들 (지은이) | 크레용하우스 | 2013

크레용하우스 동시집 시리즈 3권.
경북봉화분교 어린이들이 직접 쓴 60편의 시와 그림을 만날 수 있는 동시집이 출간 되었다. 가을 끝자락에 시 한편 읽어 볼 생각에 소셜 네트워크를 돌아다니다 발견한 책. 이미 온 마을에 소복소복 하얀 눈이 덮인 겨울에 들어섰지만 시집의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크레용하우스 출판사는 “아이들은 어른과 같은 것을 보아도 다르게 표현한다. 꾸밈없고 솔직하게, 그래서 더 예쁘고 짠하게..아이들은 물론 어른도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 받으며, 저절로 웃음 짓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 시집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남회룡, 북지, 수식분교에서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를 모아
2013년도에 발간 된 도서다. 그렇다면 현재 어린이들은 초고학년이거나 중고생 나이가 됐을텐데, 본인들이 만든 시집을 다시 펼쳐 보면 기분이 어떨지 무척 궁금해 진다.

단소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어여쁜 시들을 모음집으로 만들면서 왜 책 제목은 [내 입은 불량 입]으로 선정했을까, 라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내 시를 한 편 한 편 감상하면서 중간쯤에서야 무릎을 치며
‘아! 그래서 지어진 이름이구나’ 라는 깨달음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유년시절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에 공감이 가서 웃음 보따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아래 글은 4학년 김한샘 어린이의 ‘단소’ 라는 시다.

“약하게 불어도 안 되고, 세게 불어도 안 된다.
진한이가 가진 새 단소로 불어도 안 되고, 소리 잘 나는 한결이 단소로 불어도 안 된다.
내 입은 불량 입인가 보다.”

경북봉화분교 최연소 작가들의 행진
이 밖에도 아이들의 소소한 이야기는 언어 선택이 다양하고, 풍부해서 동화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때로는 솔직한 마음을 털어 놓은 사연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뭉클함도 느낀다. 또한 도시에서 경험 할 수 없는 돼지가 새끼를 낳는 순간, 오디를 따는 장면, 고추 밭에서 바라 본 이야기들로 귀농의 단꿈도 전해준다.

이와 반면에 태풍이 불어 떨어진 사과, 밭에서 적게 거둬들인 수확물을 보고 힘들게 농사짓는 부모님의 노고를 걱정하는 아이들의 마음에 효심을 다지게 된다.
이렇게 봉화분교 어린이들은 또래 친구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교훈을 남겨주는 훌륭한 작가들이기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일원이 되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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