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자 : 유민정(대전갑천중1 한석주의 모)

별 점 : ★★★★

도서명 : 소년이 온다

저 자 : 한강 지음

출판사 : 창비

연 도 : 2014

 

W.

이 책의 작가는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들로 어느덧 그 시절을 잊고 무심하게 5.18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여전히 5.18의 트라우마를 안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무하기 위해 이 책을 저술했다.

 

W.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5.18 당시 중학생이었던 열다섯 살 소년 동호와 정대에게 닥친 끔찍한 비극을 이야기하고 있고,

이 책의 중반부에서는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하던 형과 누나들인 은숙, 선주, 진수가 5.18 전후 겪어야했던 비극적이고 고통스러운 삶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동호의 죽음 이후 남아있는 가족들, 특히 동호의 엄마가 맞닥뜨려야 했던 참혹한 상황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H.

앞으로 나는 실천하지 않고 말로만 떠들었던 태도를 고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어느 날 목격한 끔찍한 비극을 두고 직접 겪지 않았다고 해서, 혹은 들여다보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해서 외면하고 말았던 태도를 버리고, 미미하더라도 나부터 행동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목소리를 내볼 것이다.

1.

나는 한강 작가가 쓴 ‘소년이 온다’가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을 단죄하지 못한 우리들에게 잊지 않고 기억하고 찾아보는 것이야말로 모두가 올바른 방향으로 한 발짝 내딛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3.

왜냐하면

첫째, 이토록 끔찍한 일들이 있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눈 돌리고 외면했기에 학살의 주범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고 뻔뻔한 망언을 내뱉으며, 그것을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고

둘째, 동생을 더 이상 모독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동호 큰 형으로 대변되는 유가족들의 비명 섞인 부탁을 들어주려면 5.18 당시 상황 등 그 시절을 올바르게 알고 있어야하기 때문이며,

셋째, 5.18 이후로 세월호, 용산 참사 등 끔찍한 비극들이 되풀이됨에도 여전히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외면하고 싶은 기억들을 직시해서 실천의 원동력으로 삼아야하기 때문이다.

1.

그래서, 나는 한강 작가가 쓴 ‘소년이 온다’가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을 단죄하지 못한 우리들에게 잊지 않고 기억하고 찾아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단죄해야만 한다는 것을 소리 높여 외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2%아쉬운 점.

그러나 이 모든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세세히 묘사된 폭력, 고문의 기억들을 읽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며, 그런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책장을 넘기는 것이 많이 고통스러웠다. 이러한 장치들이 나를 각성시키는 계기였던 동시에, 책으로의 접근성을 막는 방해요소이기도 했던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내 마음속에 남은 한 문장>

이제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온통 비극적이고 참혹한 상황들만을 써내려가던 작가가 글 말미에 덧붙이 이 구절은 아이러니하게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별히 잔인한 군인들이 있었던 것처럼, 특별히 소극적인 군인들이 있었고.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이 산산조각나 흩어져버렸었고, 부서져 피 흘렸던 그 심장이 다시 온전해져 맥박 치는 걸 느끼기도 했었다. 무덤사이를 걷던 소년의 환영이 웃음 지었던 것처럼, 언젠가 우리들도 푹 숙여져 있던 고개를 들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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