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 도서관을 생활밀착형 서비스 시설로 변화시키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인문·문화·예술·체험 프로그램과 소통·토론형 사회적 독서 프로그램을 늘린다. 도서관 활용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디지털 정보 서비스도 확대키로 했다. 이를 통해 정보복지가 도서관 혁신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정보 분야 전문가들은 도서관이 책만 대출하고 공부하는 폐쇄적 시설이라고 지적해왔다. 정부가 이에 대한 보완책을 내놓은 가운데, 도서관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출처 :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 “수요자 중심의 도서관으로 탈바꿈”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제3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2019~2023)을 발표하면서 이와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를 꼼꼼하게 분석하면 향후 도서관을 통한 정보복지가 어떻게 이뤄질지 윤곽이 그려진다.

우선 이날 위원회는 공공도서관이 1042개관(2017년)에서 1468개관(2023년)으로 420여개 늘어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계획의 세부 과제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미래 시민 역량을 꼽고 이를 강화하기 위해 인문, 문화, 예술, 체험 프로그램과 소통 및 토론형 사회적 독서 프로그램을 확대키로 방향을 정했다. 또한 도서관 이용자별 생애 주기에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 강화로 독서 교육을 적극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이용자에 대한 연구와 수요 조사에 기반해 도서관서비스를 개발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큐레이션 정보 서비스 도입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공동체 활동을 도모하는 서비스를 적극 확대한다. 문화 교실, 독서활동, 강연 등 지역 주민들의 공동체 활동 공간을 확보하고 카페, 휴식 공간 더 나아가 지진 등 재난 시 대피가 가능한 안전한 공간으로 쓸 수 있는 방안도 이번 계획에 포함됐다.

도서관이 책을 대출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장소를 넘어 지역 문화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3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의 핵심이다. 왜 이런 변화를 추진할까. 지난해 문체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공 도서관 이용객은 최근 5년 사이 1500만여 명이나 감소한 탓이다. 그동안 도서관은 지속적인 도서관 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시설과 낙후된 서비스로 국민들에게 외면받았다.

한 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을 찾는 젊은층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도서관을 오는 10, 20대는 수험 혹은 취업을 위한 공부를 위해 열람실을 찾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책을 대출하거나 도서관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노년층이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공공도서관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가 도서관에 대한 이용 경험이 가장 많았고 도서관에 대한 인식도도 높았다. 도서관에 머무는 시간도 42.5%가 세 시간 이상이며 정보를 요구하는 것도 62.3%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도서관을 이용하는 비율은 연령대 중 가장 낮은 41.8%로 조사됐다. 이는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20대의 기대에 미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기남 도서관정보정책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2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이 도서관의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질 향상에 집중돼 있었다면 이번은 도서관의 역할과 가치를 새롭게 정립해 수요자 중심의 도서관으로 개선하도록 할 계획이다”라며 “모든 도서관이 국가의 핵심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3차 계획을 내실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정보 불평등 해소, 접근 편의성 개선 ... 다문화 서비스 활성화

도서관은 사람들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정보 불평등 지수 측정도구를 개발해 활용하기로 밝혔다. 이를 통해 디지털 기기를 비롯한 새로운 매체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정보 소외층에게 정보와 매체 활용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도서관의 적극적인 정보복지 실현과 사회적 포용을 실천하는 것이 이번 종합 계획의 전략과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정보 기술 발전과 인구의 고령화, 국제화로 인한 발생하는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도서관은 세밀하게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군인, 환자, 수용자, 장애인 등 특수 환경 이용자들이 보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 기반시설을 개선할 방침이다.

또한 재외 한국인을 위해 다문화 서비스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문화·인문 교육, 취업 지원 프로그램 등 사회 서비스와 도서관 서비스의 연계를 강화하여 상호 문화적 인식을 확산하는 데도 역점을 둔다.

한 도서관 관계자는 “다문화가정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정보 습득이다. 언어와 생활 방식에 대해 그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어와 문화 교육, 취업 활동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도서관이라 많은 다문화 가정들이 도서관으로 몰리는 추세”라며 “앞으로 더욱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의 사회통합에 도서관이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더 넓은 서비스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도서관이 사회통합과 정보복지의 중심축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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