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한 자여,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개인이 아닌 집단지성의 전성시대

‘한 명의 천재가 10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말은 이미 폐기된 지 오래다. 어찌 보면 처음부터 이런 말은 존재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왜일까? 물론 한 명의 천재가 아이디어와 발명품을 세상에 내놓았을지는 몰라도 그 과정에 얼마나 많은 집단 지성인들이 협업을 했는지 알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과연 이런 집단지성이 없었다면 인류역사를 새롭게 쓴 세계적인 발명품들이 탄생했을까? 예를 들어보자. 네이버의 발걸음에서 구글의 향기가 느껴진다고 한다. 네이버는 ‘정보의 바다를 항해한다’는 사명의 의미처럼 검색서비스 고도화와 지식검색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검색서비스를 개발하게 되었다. 이러한 개발이 가능했던 이유가 바로 집단지성의 힘이었다. 요즘 같은 시대는 더욱 기획단계에서 소비자집단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개발단계에서는 전문가집단이 필요할 것이고, 평가단계에서는 프로슈머들의 역할이, 상용화 단계에서는 프로유저들과 같은 집단지성인들의 역할이 커질 수 밖에 없다.

軍부대가 집단지성 양성소로 거듭나고 있다

▲ 국민독서문화진흥회 김을호 회장

  필자는 軍부대를 다니면서 讀한 국방 讀한 신병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성 바로 세우기’와 ‘지식강군 육성’이라는 주제로 독서코칭 강연을 수백 회를 진행해왔다. 대학교 다음으로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軍부대에서 독서생태환경이 갖춰지고 독서문화가 터를 잡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최근 치러진 ‘제26회 대통령상 고전읽기 백일장대회’에 참여한 군인이 4만명이 이른다고 하니 군인들의 독서문화가 어느 정도 자리매김 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軍문화는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각자 자기계발을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인성과 지성을 위한 노력이겠지만, 사회적 혹은 국가적 측면에서는 책력(冊力)을 갖춘 군인들이 각계각층으로 퍼져나가 집단지성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인재양성소의 역할도 겸하게 된 셈이다. 이제 軍부대는 멋진 사나이에서 讀한 집단지성인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집단지성인은 讀수리5형제가 되어야 한다

  

독수리5형제라는 만화영화가 있다. 악당이 나타나면 평범한 사람이었던 5명의 친구들은 어김없이 독수리5형제로 변신하여 지구를 지키기 위해 악의 무리와 싸우는 이야기다. 4차 산업혁명이 우리에게 몰고 올 변화는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도 혁신적인 시스템의 변화를 겪어야 할 운명에 놓여있다. 변화 자체가 위기가 될 수 있으며 변화 하지 않으려는 ‘낙지부동’의 자세가 우리 모두를 위험에 내몰리게 할 수 도 있다.

이제 집단지성들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개인주의로 가는 듯 하지만 실은 더욱 집단지성의 일원이 돼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니 독서를 즐기는 이들을 찾아 함께 미래의 먼 길을 동행해야 한다. 독서의 길 자체가 먼 여행이다. 먼 여행을 갈 때는 뜻을 함께할 동지와 동료가 있어야 갈 만하다. 독서동아리와 같은 학습조직처럼 독서에 뜻이 있는 이들을 찾아서 화합하고 협력하여 개인적, 사회적 변화와 갈등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옛말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이제는 ‘책’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하여 讀수리의 일원으로 날카로운 지력과 따뜻한 지혜를 갖춘 집단지성인으로 뭉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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