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모차르트·슈베르트 등 각기 다른 곡목으로 무대 선사

 

이달, 국내 대표 공연장 세 곳에서 혼자서도 굳건히 빛나는 남녀 연주자 여섯 명이 이틀 간격으로 세 개의 듀오 공연을 연다. 약속이나 한 듯 바이올린은 전부 여성, 피아노는 남성이고, '두 명 모두 외국인(알리나 이브라기모바&세드릭 티베르기엥)'이거나 '한국인+외국인(김봄소리&라파우 블레하츠)' '한국인+한국인(김다미&이택기)'으로 구성이 다채롭다. 연주 곡목도 겹치지 않아 팬들 입장에선 모처럼 음악적 입맛이 맞는 무대를 고를 수 있는 기회다.

▲ 이브라기모바&티베르기엥, 김봄소리&블레하츠, 김다미&이택기. /LG아트센터·크레디아·금호아트홀

러시아 서부 타타르 공화국에서 태어나 열한 살에 런던으로 이주한 알리나 이브라기모바(34)가 프랑스 피아니스트 세드릭 티베르기엥(44)을 만난 건 2005년 BBC의 '뉴 제너레이션 아티스트'를 통해서다. 이 프로그램에서 둘은 '검증된 신인'으로 합심, 10년 넘게 슈베르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음악 전곡(全曲),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등을 녹음했다. 특히 모차르트 소나타 음반(하이페리온)은 2017년 독일음반비평가협회상을 거머쥐며 농익은 '케미'를 발산했다. 오는 21일 오후 8시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브람스가 마흔이 지나서야 선보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3번)을 들려준다. 지난해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연주해 찬사를 받았고, 곧 음반도 낸다.

"봄소리가 완벽한 파트너가 될 거라 생각했어요." "블레하츠가 내게 메일을 보내다니, 처음엔 가짜인 줄 알았죠." 2013년 독일 ARD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30)와 200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폴란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34)의 인연은 2016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에서 2위를 한 김봄소리의 연주를 듣고 자신이 찾던 실내악 파트너임을 직감한 블레하츠가 먼저 듀오 공연을 하자고 손 내밀었다. 지난달 25일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포레, 드뷔시, 시마노프스키, 쇼팽' 음반도 함께 냈다. 오는 23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비롯해 대구, 광주, 울산 울주군을 돌며 하모니를 보여준다.

'콩쿠르의 여왕'으로 입지를 굳힌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31)는 21일 오후 8시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피아니스트 이택기(21)와 손잡고 '금호악기 시리즈' 무대에 선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서 1740년산(産) 도미니쿠스 몬타냐나를 지원받아 쓰고 있는 김다미는 슈베르트가 죽기 직전 남긴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환상곡 C장조로 명기(名器)의 깊이를 드러낼 예정이다. 이택기는 2014년 헤이스팅스 국제 피아노 협주곡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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