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입선발 수능비중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SKY캐슬같은 비참한 교육이 더 가속화되지 않기를 바란다. 

올해 고교 3학년이 치르는 2020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서울 주요 11개 대학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을 위주로 뽑는 전형 비율을 3.4%p 늘렸다. 수시 비율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전체 대학 흐름과는 상반된다. 서울 소재 전체 대학들의 수능전형 비율도 1.6%p 늘었다. 정시 확대를 요구한 정부 정책기조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대학미래연구소가 서울지역 31개 4년제 대학의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분석한 결과 수시모집 비율은 67.7%, 정시모집 비율은 32.3%로 나타났다(정원 내 기준). 정시모집 비율이 2019학년도보다 1.3%p 늘었다.

정시모집 중에서도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이 전년 26.7%에서 28.3%로 1.6%p 늘어난 게 영향을 끼쳤다. 정시에서 실기전형 비중은 0.3%p 줄었다. 정시모집은 수능과 실기전형 위주다.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을 줄인 건 아니다. 논술전형을 줄이고 수능전형을 확대한 분위기다. 논술전형 비중은 전년 12.4%에서 11.1%로 1.3%p 줄었다. 반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비율은 37.7%로 전년도 36.9%보다 0.8% 늘었다. 

수능전형 비중을 가장 많이 확대한 대학은 성균관대다. 수능전형 비중이 33.4%로 전년보다 12.4%p 늘었다. 서강대도 20.2%에서 30.0%로 9.8%p 높였다. 두 대학은 논술전형 비중을 각각 10.9%p(성균관대) 7.0%p 낮췄다.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지역 주요 11개 대학의 정시모집 비중은 29.2%로 전년보다 3.2%p 높아졌다.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가 대상이다.  

‘인(in) 서울’ 대학 전체와 마찬가지로 수시에서 논술을 줄이고 정시 수능 비중을 높였다. 11개 대학의 논술전형 비중은 12.6%로 전년보다 2.4%p 줄었다. 수능 비중은 3.4%p 늘어난 26.7%다.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은 44.1%로 전년 43.8%와 큰 차이가 없다.  

서강대(30.0%) 서울시립대(35.0%) 성균관대(33.4%) 연세대(32.7%) 한국외대(36.6%) 한양대(30.9%)는 정시 수능전형 비중이 3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17.3%)와 이화여대(17.3%)는 수능전형 비중이 20%가 되지 않았다. 서울대는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78.2%로 가장 높다. 고려대도 61.5%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

4년제 대학 전체 흐름과는 상반된다. 2020학년도 대입에서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은 77.3%를 수시에서 뽑는다. 전년보다 1.1%p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시 비율은 2007학년도 51.5%로 처음 정시를 추월한 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정시는 2020학년도에 22.7%까지 축소됐다.  

서울 소재 대학의 수능전형 확대는 이른바 ‘박춘란 효과’로 시작된 정시 확대 분위기에 대학이 맞춰간 것으로 풀이된다. 박춘란 전 교육부 차관은 지난해 3월말 서울 일부 주요대학에 전화해 정시 확대를 요구했다. 서울대를 제외한 대부분 주요 대학이 이에 호응했다.  

교육부도 지난해 8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하며 수능전형으로 30% 이상 선발할 것을 대학에 권고했다. 지난해 자유한국당에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한 박 전 차관은 지난달 4일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은 “전국 대학과 ‘인(in) 서울’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 대비 선발 비율 차이가 큰 편”이라며 “전국 보도자료 통계에만 의존해 대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대입 전략을 세울 때 희망대학의 전형별 모집정원과 비율을 정확히 알아야 균형잡힌 전략을 세울 수 있다”며 “희망대학 전형계획을 살펴볼 때는 전형별 선발방식만 살펴볼 것이 아니라 전형별 모집인원 규모도 파악한 후 지원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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