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아닌 삶으로 자신과 마주하자

 

방황과 변화를 생각하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 바그너

▲ 김현수 이사(국민독서문화진흥회)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요즘 젊은이들은 3포를 넘어 4포가 현실화되는 시대를 사는 것 같습니다. 안쓰럽기도 한데…..이런 젊은이들을 생각하고 도와야 하는 국가 입장도 포폴리즘이란 딜레마에 갇혀 있는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맞아요. 경제와 복지 차원에서 보면 국가의 간섭이 상당히 강화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죠. 복지가 강화될수록 기업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부담도 덩달아 증가되고 있죠. 시대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과 국가가 변화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 개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본질적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본다면……”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인생이 아닌 세상의 현실을 넘어 즐기는 삶의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해요. 공자님의 논어 <옹야편>에서 말씀하신 부분을 기억할 필요가 있는 거죠.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라는 말씀처럼 청소년들은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들의 다양한 경험을 즐겨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살아남기 위한 핵심은 창의성입니다. 이 놈의 창의성은 공부 자체에서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에 대한 호기심과 즐거움에서 싹트기 시작한다는 사실이죠. 이렇게 즐거운 경험을 한 젊은이들은 꿈의 방향을 정하고 구체적인 목표와 실력을 갖춰가야 합니다. 이 시기에도 역시 즐기는 힘이 필요한 거죠. 그렇지 않으면 인생의 한 부품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거죠. 인생은 단체적인 것이고 삶은 개인적인 것입니다. 삶이 개인적이라 함은 삶을 살아낸다는 것의 의미로 자신을 인생에 도매금으로 넘겨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즐겁게 살아내는 삶이 많을수록 그 사회와 국가는 진취적이고 도전적이며 살아 움직이는 유기적인 조직체가 될 수 있는 거죠.”

인생에서 삶으로 거듭난다는 것

 위의 대화를 들으며, 의문과 희망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인생이 아닌 삶을 살기 위해 즐기는 자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즐기는 자들이 세상에 속해 있으나 속하지 않은 자로 하늘의 새처럼 세상의 온갖 구속과 유혹을 초월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할 수도 없다. 즐기는 자들이 한 개인의 삶의 스토리는 다르지만 이 세상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세상에 넘어가지 말고 세상으로부터 ‘나다움’을 갖추라고 말함을 우린 다 알고 있다.

 이쯤 되니 필자의 인생도 돌아보게 된다. 인생 안에서 허우적거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으며 그때마다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내 자신을 바라보며 서글펐던 적이 많았다. 어느 날, 책과 글쓰기라는 즐거움을 찾았을 때 인생에서 삶으로 거듭났음을 고백하고 싶다. 즐거움이나 사랑의 대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에겐 새로운 호르몬의 작용으로 마음과 몸에 변화가 일어난다. 사랑을 해본 사람은 금방 알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삶으로 바꿀 사랑의 대상을 발견해야 하고 즐거움으로 동행할 때 ‘나다움’을 채워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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