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널은 반드시 지나간다

 

살아있는 실패작은 죽은 걸작보다 낫다. – 버나드 쇼

 

죽지 못해 사는 것에 대한 진실

김현수(국민독서문화진흥회 이사)

 “인생을 살면서 제가 가장 많이 만난 사람들이 바로 서민들입니다. 서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눈물이 날 지경이죠. 그 분들이 늘 하시는 말씀들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죽지 못해 산다’라는 말입니다. 이 말을 듣게 되면 얼핏 신세한탄 같지만 전혀 그런 뜻이 아니랍니다. 내면적 의미는 죽을 힘을 다해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라는 뜻이라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죠.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지역시민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저를 붙잡고 이런 저런 넋두리부터 시작해서 정치인들의 어떠함까지 참 많은 이야기를 하시죠. 그 와중에도 시민들이 바라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소소하게 표현을 하십니다. 자신들이 겪는 삶의 굴레를 후손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들이 상당히 많죠. 어떤 어르신이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이런 정도의 어두운 터널은 우린 견딜 만 해. 근데 말이지. 이 터널 끝에 빛이 비취고 순탄한 길과 삶의 여정을 즐길만한 환경이 펼쳐져 있었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싶어. 그럼, 죽지 못해 살아도 희망이라는 불씨가 있으니 삶의 추위는 버텨지거든.’이 말씀을 듣고 한참을 생각했던 적이 있죠. 모든 사람들이 개인적인 삶의 고통과 어둠의 터널이 다 있기 때문에 각자가 알아서 자신의 인생의 무게로 여기며 살아야 된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터널은 고난이 아닌 빛을 찾는 과정

 방황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그러나 묘한 끌림이 있는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해야 할지 혹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우리는 스스로 방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방황하는 상태의 자신을 받아들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남의 시선까지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경험하고 싶지 않은 과정일지도 모른다. 신체적 사춘기를 거치면서 우리는 삶의 사춘기를 거치고 싶지 않음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신체적 사춘기가 청소년에서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해 내적.외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는 점을 모를 리 없다. 특히 전전두엽이 발달하면서 합리적 사고와 추론을 할 수 있는 뇌의 성장은 필수로 따라온다. 이것은 삶의 사춘기를 겪었을 때 장.단점을 유추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그림자와 같다. 우리는 인생에서 ‘자신을 뛰어넘을 그 무엇’이 되기 위한 삶으로의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그 시도가 바로 인생사춘기를 겪는 과정이다. 인생사춘기는 신체적 사춘기처럼 자동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문제다. 그 선택을 하게 되는 계기들이 여러 가지 형태로 다가온다. 어떤 이들에게는 성공으로 어떤 이들에게는 실패와 좌절로….. 그 시점에 인생에서 삶으로 전환되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방황을 시작한다. 이 방황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방황은 방향을 찾기 위한 우리의 내적 갈등이며 선택을 하기 위한 고뇌의 시간을 신이 허락한 것이다. 이때 성장과 성숙을 동시게 경험하게 된다.

 우리 모두의 인생은 부정적인 것과 긍정적인 것이 동시에 보인다. 오죽하면 ‘인생지사 새옹지마’라 했을까. 다만, 대한민국의 정치도 민주주의의 성장을 위한 정치적 사춘기를 겪고 있기를 희망할 뿐이다. 사춘기라면 반드시 내적.외적 성숙과 성장이 동반되는 게 거의 확실하니까 말이다. 정의원의 말처럼 아이가 어른이 되면 합리적 사고를 할 수 있고 책임을 지는 성인으로 성장하듯 정치도 정치적 사춘기를 거쳐 합리적 사고와 책임을 갖춘 성숙한 정치인과 문화가 형성 되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