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두 주연 배우 이병헌과 변요한이 경쟁을 하듯 책이름을 말한다. 그리고 변요한 배우가 “책 값 꽤 들었겠는데”라고 말하자 기다린 듯 이병헌 배우가 말한다. “한 권 값에 다 봤지”라고. 전자책 월정액 서비스를 제공하는 밀리의 서재 광고다.

 

책 한 권 값, 커피 한 잔 값에 무제한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전자책 시장이 커지고 있다. 밀리의 서재, 리디북스의 리디셀렉트를 선두로 교보문고, 예스 24까지 월정액 전자책 시장에 발을 디뎠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평도 나오지만 출판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흘러나오고 있다.

 

◆ 독서에 대한 진입 장벽 낮아져... 긍정적 효과 있을 것

 

밀리의 서재는 2017년 10월 전자책 월정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선두주자로 가장 먼저 서비스를 선보였다. 첫 달 무료 혜택과 월 9900원으로 3만 여권의 책을 읽어볼 수 있다. 또한 신간, SNS화제작, 장기베스트셀러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추천을 제공한다.

 

10년간 굳건하게 전자책 단행본 시장을 버텨온 리디북스도 ‘리디셀렉트’라는 월정액 서비스를 런칭해 월 6500원에 3000여 권의 책을 제공하고 있다. 리디셀렉트의 경우 단행본 구매자의 평점이 4.0인 책으로 3000여 권을 구성해 양서를 제공받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교보문고는 최근 ‘샘(sam)무제한’ 서비스를 새로 시작했다. 기존 월 2~12권 대여로 한정된 전자책 월정액 ‘sam’서비스와 달리 월 9900원에 3만1000여 권의 도서를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 서점 1위 업체인 예스24도 전자책 월정액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 5500원에 2만 권의 책을 읽어볼 수 있다.

 

이들 업체들은 대부분 ‘첫달 무료’라는 혜택을 내걸고 도전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또한 신간과 스테디셀러, 베스트셀러를 모두 아우르는 도서의 구성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간혹 불안정한 앱이나 불편한 사용 환경으로 인해 쓴 소리도 들려오지만 이용객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한해 평균 종이책 독서량은 8.3권, 도서 구매량은 4.1권에 그친다. 책을 읽기가 힘든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 없다’였다. 도서시장과 출판업계가 얼어붙은 상황이다.

힘든 상황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업체들은 ‘전자책 월정액 서비스’가 도서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손쉬운 접근으로 독서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대중에게 가까워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 종이책과 전자책 공존의 방향성 고민해봐야

 

업계의 긍정적인 전망과 달리 출판계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월정액 전자책 서비스가 출판 시장을 장기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이다. 저렴하게 많은 책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게 되면 출판 업계에 대한 투자뿐만 아니라 대중의 종이책 소비심리도 변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자책 업체는 출판사에 러닝 개런티나 책 1권당 일정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대중들의 독서량 증가 가능성에도 의문이 달렸다. 무제한 구독서비스가 사용자의 독서량 증가로 나아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이 있다.

 

전자책 서비스의 발달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전자책과 종이책의 공생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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