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 미국 작가 앤드루 숀 그리어(49)의 장편소설 '레스'가 번역·출간됐다. 소설 ‘레스’는 삶의 절망과 실연의 아픔에 빠져버린 50세의 게이인 무명작가 레스의 세계여행기이다.

 

‘레스’는 “나이 듦과 사랑의 본질에 관한 경쾌한 소설. 음악적인 산문과 광활한 구조의 책”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퓰리처상 100년 만의 가장 과감한 선택으로 평해지고 있다.

 

앤드루 숀 그리어는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지만, 이번 퓰리처상을 받기 전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소설‘레스’의 주인공 레스는 인생에서 되는 일은 하나도 없고 삶 역시 깊은 수렁에 빠진 나날을 보낸다. 심지어 어느 날 9년간 연인으로 지냈던 전 남자 친구가 다른 사람과의 결혼식에 초대하는 청첩장을 받게 된다.

 

초대를 피할 마땅한 이유가 없었던 레스는 충동적으로 세계여행을 떠난다. 그동안 거절한 각종 문학 관련 행사 초대에 응하며 세계문학 기행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그사이 전 남자친구는 결혼했고, 레스는 50세 생일을 맞이한다.

 

현실을 피하기 위한 결정이었던 무계획의 여행 속에서 레스는 다사다난한 일들을 겪는다. 하지만 그 여정 속에서 그는 삶의 희망을 찾게 된다. 비록 평범하게 늙어갈지라도 삶은 흥미롭고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인생의 2막이라고 할 수 있는 중년의 주인공을 통해 나이듦과 상실, 사랑을 더듬어 갈 수 있다.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거대한 ‘삶’에 대해서도 질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레스는 젊은 시절의 기쁨-위험, 흥분, 알약이나 주사, 낯선 이의 입술, 어두운 클럽에서의 혼절-을 너무 잘 알았고, 로버트나 친구들과는 나이 듦의 기쁨-안락함과 평온, 아름다움과 취향, 오래된 친구들과 오래된 이야기들과 와인, 위스키, 물가의 석양-을 너무 잘 알았다. 그는 평생 이 둘 사이를 오갔다.”

 

“중요한 건 그들이 삶의 모든 것을 겪고도, 굴욕과 실망과 상심과 놓쳐버린 기회, 형편없는 아빠와 형편없는 직업과 형편없는 섹스와 형편없는 마약까지. 인생의 모든 여행과 실수와 실족을 겪고도 살아남아 쉰 살이 되었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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