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스타가 출판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을 통해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책 홍보가 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다. 방송 등을 통해 마케팅 차원에서 노출하는 이른바 미디어셀러 사례와 함께 최근 출판계에서 책 판매를 늘리는 변수로 주목받는다. 

 

  출처 : 방탄소년단 공식사이트

 

●“한류스타가 출판업계 블루칩”

  한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이달 12일 컴백한다는 소식에 출판계가 들썩이는 분위기다. 방탄소년단은 활동 당시 서점가 순위를 뒤바꾼 영향력을 끼친 이력이 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2016년 선보인 정규 2집 ‘윙스’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히자, 그룹 팬들이 서점가로 몰리면서 책 판매량이 부쩍 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탄소년단의 신규 앨범의 모티브가 된 책은 심리학서적인 『융의 영혼의 지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연령별 구매통계에 따르면 3월 1일부터 17일까지 10대 4%, 20대 25%, 30대 33%. 40대 25%, 50대 이상 13%의 독자가 이 책을 읽고자 했다.

  이에 저자인 ‘머리 스타인’박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저도 (BTS의 신보 소식을)접했습니다. 놀랍습니다. 그들이 이번 앨범에 어떤 내용을 다룰지 궁금합니다”라고 기대를 전했다.

  또 다른 인기 그룹인 엑소의 멤버 세훈이 지난 1월 인스타그램에 올린 박준 시인의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을 올리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음 날 아침부터 주문이 폭주한 사실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워너원 강다니엘이 한 미디어에서 언급한 창비의 시 어플리케이션 '시요일'은 접속이 폭주해 몇 시간 동안 마비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출판시장에서 한류스타의 한 마디나, SNS활동에 따라 베스트셀러 순위가 요동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출판물의 성격 등을 따지지 않고, 스타 마케팅에 의존할지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독서욕구 자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교차한다. 최근까지도 침체가 길어지는 출판업계선 일단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한 출판사 대표는 “영향력 있는 스타나 유명인사에게 책을 권하는 마케팅 등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위기”라고 업계 마케팅 트렌드를 설명했다. 

● “책 읽는 사람에겐 신뢰가 더 가...“ 문학도 스타를 선호하는 대중들.

  요즘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의 취미는 독서다. 최근 연이은 성이슈 . 세대 풍속 변화 등으로 거칠고 폭력적인 캐릭터로는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 이로 인해 독서를 앞세운 연예인들과 방송 캐릭터가 많아지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독서가 트렌디한 문화로 각광받으면서 소위 문학청년 콘셉트의 주인공들이 TV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올해 인기리에 방영한 tvn 드라마 ‘남자친구’의 주인공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책을 읽는 독서광. 그가 읽고 있는 책들은 중요 로맨스 장면마다 인용되며 ‘진혁’의 마음을 대변한다. 감성적인 책의 구절을 통해 ‘진혁’을 연기한 배우는 순정의 아이콘을 획득함과 동시에 드라마에 나온 책들은 단숨에 미디어셀러가 되었다.

  책방을 아예 여는 셀럽들도 늘어났다. 가수 요조는 ‘책방 무사’를, 유명한 아나운서 부부는 ‘당인리책발전소’라는 독립서점을 냈다. 유명인이 운영하는 서점은 그 자체로 자체적인 브랜드가 되고 자연스럽게 셀럽의 이미지로 연결된다. 한 예로 예능프로그램에서 주로 활동했던 방송인 노홍철은 서점을 오픈한 이후, 교양 프로그램 MC로 발탁되는 등 이미지 제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타인에게 언제 신뢰도를 느끼는가’ 에 대한 주제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독서하는 모습을 볼 때’라는 응답 수가 87%를 차지했다. 신뢰도를 느끼는 이유로는 ‘성실한 이미지가 강해서’,‘근거있는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등이었다.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매체에 등장하는 셀럽들의 이미지는 그 시대 대중들이 욕망하는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다.”이라며 “독서는 연예인이 지닌 통속적인 이미지 쇄신은 물론, 지적인 반전으로 대중에게 호감을 얻기 쉽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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