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회 세계문학상 대상에 다이앤 리 작가의 ‘로야’가 선정됐다. 소설 ‘로야’는 자전적 소설로 18일 진행됐던 기자회견에서 작가는 “99% 사실에 바탕을 둔 소설”이라고도 말했다.
소설은 작가와 99% 동일체인 '나'가 교통사고 후유증에서 회복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잊고 있던 깊은 내면의 상처를 보듬는 이야기이다. 이 과정 속에서 ‘나’는 어머니와 소통의 계기를 만들어가고 새롭게 ‘관계’를 이해하면서 정서적인 거리를 좁혀간다.
가정폭력의 고통 속에서 ‘나’는 늘 ‘말하지 못하는 자’의 역할이었고, 어머니는 ‘듣지 못하는 자’의 자리에 있었다. 그럼에도 가족은 진화했고 ‘나’의 상처는 계속 곪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실화라고 하기엔 너무 극적인 내용 탓에 작가 스스로도 “너무해”라며 웃었다. 하지만 리 작가는 최대한 담담하게 글을 써내려갔고, 인위적인 요소들은 모두 배제하며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에 따라 소설을 완성해왔다고 말했다.
리 작가는 “연민이나 동정을 구하고자 쓴 소설이 아니다”라며 “읽은 사람이 아프지 않고 마음이 따뜻해지기 바라며 글을 썼다"고 글의 동기를 말했다.
리 작가는 2001년 캐나다 밴쿠버로 이주해 그곳에 남편, 딸과 함께 살고 있다. 밴쿠버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이사로 일한다. 세계문학상에서 해외에서 보내 온 원고가 수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상으로 5천 만원의 상금을 받은 리 작가는 소아과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딸의 의대 등록금에 상금을 보태겠다고 했다.
김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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