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방정환(1899~1931)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그의 글이 모두 담긴 ‘정본(定本) 방정환 전집’(전 5권)이 출간됐다.

 

한국방정환재단과 도서출판 창비가 엮은 이번 책에는 방정환 선생에 관해 새롭게 발굴한 자료 54편과 작품 연보 등으로만 알려졌던 미공개 자료 237편이 담기면서 정본의 의미를 더했다. ‘정본’은 여러 다른 판본 중 원본과 가장 가깝다고 판단해 표준으로 삼았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방정환 전집은 1940년 박문서관에서 처음 발간된 이후 열 차례 넘게 간행돼 나왔지만, 연구가 다소 부족해 정본 전집이라고 부를 만한 책이 없었다고 편찬위는 주장했다.

 

이번에 출간된 방정환 전집은 한국방정환재단이 간행위원회와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8년이 넘는 기간동안 연구와 편집을 거쳐 만들어졌다.
 

 

새롭게 발굴자료는 그동안 방정환이 필명이나 무기명으로 쓴 원고들이다. 방정환은 ‘CW’, ‘SW생’, ‘몽견초’, ‘일기자’ ‘몽중인’ 등의 스무개 넘는 다양한 필명을 써왔다고 간행위는 밝혔다.

 

염희경 편찬위원은 “외국동화를 번역할 땐 몽중인, 우스운 얘기엔 깔깔박사, 탐정소설 번안할 땐 북극성, 부조리를 비판할 땐 은팔이나 목성, 영화비평엔 파영이란 필명을 주로 썼다”며 “당시 필자가 많지 않아 한 잡지에 여러 글을 싣다 보니 필명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발굴자료에는 어린이 뿐만 아니라 가부장제 사회와 제도에 갇혀 있던 여성의 사회적 해방과 계몽의 필요성을 역설한 글들도 있다. 1931년 <신여성>에 실린 사회에 대한 현실적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여학교 교원의 교육 태도를 비판한 글 등이다.

 

전집 1권은 동화, 동요, 동시, 시, 동극을. 2권은 아동소설과 소설, 평론을, 3권, 4권, 5권은 ‘어린이’, ‘개벽’, ‘별건곤’ 등 잡지에 실린 산문을 나눠 실었다.

 

최원식 간행위원장은 “방정환은 소수자적 위치에 있는 어린이의 처지에 주목해 민중문학의 호흡을 아울렀다”며 “손병희 선생의 사위이자 천도교도 였던 방정환은 민족주의와 사회주의가 대의를 위해 협동해야 한다고 주장해 그 스스로 ‘민족협동전선’이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