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나 스릴러의 형식으로 인간 본성에 숨겨진 악에 대한 탐구를 펼쳐냈던 정유정 작가가 지금껏 추구했던 색채와는 다른 ‘힐링’ 소설로 3년 만에 독자 곁으로 돌아왔다.

 

장편 소설 ‘28’, ‘7년의 밤’, ‘종의 기원’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른 정유정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진이, 지니’를 출간했다.

 

소설 ‘진이, 지니’는 판타지 형식을 띠고 경쾌한 문체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교통사고를 당한 동물 사육사 ‘진이’의 영혼이 영장류 보노보 ‘지니’에 들어가 한 몸에 두 개의 정신이 있는 상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흘 간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이 상황에서 진이와 지니 앞에서 청년 백수 민주가 나타나고, 세 명의 인물은 삶, 죽음, 생명과 같은 거대한 문제들과 대면하게 된다.
 

 


정유정 작가의 예전 작품들은 실제 사건들에서 모티프를 가져왔지만 이번 신작에선 개인사의 많은 부분을 반영했다. 그는 다른 소설을 쓰려고 준비 중이었지만 버트런드 러셀의 ‘시간의 어떤 순간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구절을 읽고 갑작스레 ‘진이, 지니’를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책의 구절을 읽고 임종 직전 어머니를 떠올렸다. 3일간 어머니의 무의식은 어디에 있었나, 인간의 원형인 영장류가 살던 태곳적으로 건너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뚝딱 플롯이 나왔다”며 소설의 시작을 말했다.

 

기존의 작법과 스타일에서 많이 달라진 색채의 소설이라 약간의 불안함도 느꼈다는 정 작가이지만 새로운 시도임에도 소설 ‘진이, 지니’는 탄탄한 서사의 힘을 가지고 있다.

 

‘진이, 지니’는 단 사흘간 벌어지는 사건을 촘촘하게 담아내 독자들에게 ‘힐링’과 갑작스레 다가온 죽음을 마주하게 된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생각을 경쾌하게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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