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문턱을 여는 새로운 느낌의 소설들이 출간됐다. 청춘의 이야기를 ‘팬픽 이반’문화 소재를 통해 그려낸 김세희 작가의 <항구의 사랑>, 한국 SF의 우아한 계보라는 수식어가 붙은 SF소설집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다.

 

◆ 몰라서 더 열렬했던 10대 시절의 사랑. <항구의 사랑> 김세희.
 

 

단단한 문장으로 청춘의 시작과 고민을 내밀하게 담아낸 첫 소설집 <가만한 나날>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김세희 작가의 첫 장편 소설집 <항구의 사랑>이 출간됐다.

 

<항구의 사랑>은 10대 시절의 첫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0년대 초 아이돌 가수를 주인공으로 남X남 커플을 등장시켜 소설을 창작하는 팬픽 문화가 휘몰아쳤던 때, 항구 도시 목포에서 여고 시절을 보낸 주인공의 이야기다. 그 시절 주인공에게 영향을 끼쳤던 세 여자의 일들을 어른이 된 주인공이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짚으며 주인공은 자신의 솔직한 내면을 마주하며 성장한다.

 

“내가 다닌 중학교에도 그런 아이들이 있었다. 그런 아이들은 ‘이반’이라고 불렸다. 당시에 난 레즈비언이라는 말을 몰랐다. 하지만 이반이라는 말은 잘 알고 있었다. 여자끼리 사귀는 아이들은 전부 이반이라고 불렸다.” <항구의 사랑> 중

 

◆ 아름다운 SF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장르소설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작가인 김초엽 작가의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출간 됐다. 이번 소설집은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을 받은 그의 수상작들과 월간 현대문학에 실렸던 SF 단편 일곱 편을 묶은 것이다.

 

김 작가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달라지는 세계는 어떨지, 변화하는 세상에서 개인은 무엇을 경험하고 어떻게 맞서는지에 대해 얘기 하고 싶었다”라며 이번 소설집을 소개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진입 장벽이 높은 ‘하드 SF소설’과 달리 쉽고 아름답다. SF소설이 가지고 있는 차가운 금속성보다도 낯설면서 매혹적이고 따뜻한 세계를 가지고 있는 소설집이다.

 

표제작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동면을 거듭하며 오랜 세월동안 아주 먼 세계를 향한 여정을 꿈꾸고 있는 할머니 과학자를 주인공으로 해 실패 속에서도 매번 최선을 다하는 순간순간의 여정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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