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계 기득권층의 성폭력 행태를 고발하며 문화예술계의 미투(MeToo)운동을 촉발시킨 최영미 시인이 6년만에 새 시집을 출간하며 독자 곁으로 돌아왔다. 시집 ‘다시 오지 않는 것들’이다.

 

시집을 출간하며 최영미 시인은 블로그에 “드디어 시집이 나왔다. 이렇게까지 고생해서 낸 책은 처음, 그 이유는 나중에”라는 글을 남겼다. 한국 문학계의 거목인 고은 시인의 성추행 혐의를 제기하며 송사를 비롯한 여러 문제로 많은 고충을 겪어온 시간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최 시인은 원래 시집의 제목을 ‘헛되이 벽을 때린 손바닥’으로 하려했지만 무난한 제목인 ‘다시 오지 않는 것들’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제목을 ‘헛되이 벽을 때린 손바닥’으로 하려다, 그럼 최영미의 모든 노력이 ‘헛되어’ 질지 모른다고, 추천사 써주신 문정희 선생님이 말려서 결국 무난하게 ‘다시 오지 않는 것들’로 결정”했다며 “표지도 더 강렬한 것 포기하고 무난하게… 휘슬러 그림으로… 이번 시집의 콘셉트는 무난하게 입니다. 소송 중이라 재판에 영향 줄까봐 조심조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집 ‘다시 오지 않는 것들’에는 고은 시인의 성추행 내용을 담아 파장을 일으켰던 시 ‘괴물’(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도 실렸다. 또한 미투와 관련된 시 5편을 수록했고 ‘독이 묻은 종이’는 고은과 진행 중인 명예훼손 소송과 관련된 내용이다.

 

시집 ‘다시 오지 않는 것들’을 통해 최영미 시인은 그녀 자신의 안과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읽어내 원숙해진 언어와 힘 있는 이미지로 표현해냈다.

 

한편, 최 시인은 오는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 사회평론부스에서 시집 출간을 기념한 저자 사인회를 연다. 또 25일에는 마포구 서교동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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