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여성으로 최초이자 한국인으로도 최초로 시 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일컬어지는 ‘2019 그리핀 시 문학상’을 받은 김혜순 시인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25일 중구에 위치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혜순 시인은 ‘그리핀 시 문학상’ 당선은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는 말로 운을 띠었다.

 

김 시인은 “시상식장에 번역자 최돈미씨와 저만 아시아인이고 1,000여명의 관객이 전부 백인이었어요. 한 해 동안 영어로 번역된 시집이 500~600권인데, 최돈미씨가 우린 아시아인이고 여자니까 상은 못 받겠지만 축제를 즐기자고 해서 그런 마음으로 (캐나다에) 갔습니다. 제 이름이 불렸을 땐 너무 놀라서 아마 이건 현실이 아닌가 보다 생각했어요.”라며 수상의 순간을 전했다.

 

‘그리핀 시 문학상’은 2000년 캐나다의 사업가 그리핀 트러스트가 제정한 국제적인 시 문학상으로 시 부문 단일 문학상으로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매해 전년에 영문으로 발표된 시집을 대상으로 캐나다·인터내셔널 각 부문의 시인을 선정해 시상을 한다.

 

김혜순 시인은 메르스,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죽음에 대해 그려낸 ‘죽음의 자서전’(Autobiography of Death)으로 ‘2019 그리핀 시 문학상’을 수상했다. 2000년 문학상 제정 이후 번역 시집에 수상이 돌아간 것은 2013년 팔레스타인의 가산 자크탄 시인 이후 두 번째이다.
 

 


아시아 여성으로써는 처음으로 그리핀 시 문학상을 수상하며 김혜순 시인은 노벨문학상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김 시인은 “시인의 감수성은 소멸과 죽음에 대한 선험적인 생각”이라며 ‘죽음의 자서전’에 대해 “죽은 자의 죽음, 죽은 자의 자서전이 아닌 산 자로서의 죽음을 쓴 시집”이라고 말했다.

 

최근 출간한 시집 ‘날개 환상통’도 번역 작업에 들어가 곧 출간될 예정에 있다. 김 시인은 “최돈미 씨와 시집 ‘날개 환상통’의 영문 번역을 시작했고, 곧 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7월 10일쯤에는 신작 산문집 ‘여자짐승아시아하기’가 출간 될 예정이다. 전작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은’ ‘여자, 시하기’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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