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동화책 속 당찼던 소녀들이 성인이 된 독자들 곁으로 다시 찾아왔다. 최근 들어 동화 속 캐릭터가 20~3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끄는 현상이 이어지자 이들을 겨냥한 책이 나온 것. 우리가 사랑한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가 한 편의 책으로 묶여졌다. 

말괄량이로 유명했던 빨간머리 앤, 힘든 일 앞에서도 울지 않았던 캔디, 다락방에서 지냈던 소공녀의 사라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책 ‘우리가 사랑한 소녀들’이 최근 출간됐다.

‘우리가 사랑한 소녀들’은 동화, 만화, 그림책, 애니메이션 속 소녀 주인공들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사회문화적 관점으로 풀어나간다.

공동 저자인 최현미와 노신회는 모녀 지간이다. 이 들은 각자 개인의 삶을 살아가다가 어느 날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추억 속 소녀들이 같았음을 알고, 각자의 방식으로 어린 시절의 친구와도 같았던 소녀들을 조명한다.

끊임없이 고난을 마주하지만 주저 않지 않았던 캔디를 통해 현실의 역경을 이길 수 있는 힘을 배우고, 사랑을 이루지 못한 인어공주를 통해서 ‘슬픔’을 배우기도 했다. 한편으론, 지금의 시선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동화 속 소녀들의 결정을 당시 시대 상황과 같이 바라보며 공감의 시야를 넓혀가기도 한다.
 

 


저자는 “소녀들은 당시로서는 용감하고 도전적이고 때로는 전복적이기까지 했다”며 “오히려 고단한 시절을 살았던 그녀들이 애틋해지기까지 한다. 쉽지 않은 길을 나보다 먼저 걸어간 선배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언제나 동화 속 소녀로 남아있는 그들이 보내는 따뜻한 이해와 사랑이 지금의 우리에게도 힘이 되는 것일까. 한편으론 복고 열풍에 편승했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어 보인다. 예전 이야기로부터 위안을 얻는 현상이 커진 건 그만큼 지금의 삶이 퍽퍽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위안 이상의 지혜와 해법이 필요한 세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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