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페미니즘 이슈에 대해 소설의 문장으로 풀어낸 ‘현남오빠에게’의 뒤를 잇는 소설집 ‘새벽의 방문자들’이 출간됐다. 최근 문학계에서 가장 큰 이슈인 패미니즘과 관련해 지속적인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출판계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현남오빠에게’는 문단의 중견작가나 중견에 가까운 작가들이 소설을 엮었지만 이번에 출간된 ‘새벽의 방문자들’은 신진 작가들과 젊은 작가들이 참여해 새로운 시각을 선보인다.

2018년 SNS에서 화제가 됐던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장류진 작가의 소설 ‘새벽의 방문자들’을 표제작으로 선정했다. 2019년 현대문학상을 받은 박민정 작가의 최신작과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촉발한 시인 김현의 소설이 담겼다. 소설수록 순서는 문단 후배부터 시작했다. 기존의 주류 정서를 뒤집으며 페미니즘이 가지고 있는 힘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새벽의 방문자들’에는 총 6편의 소설이 실렸다. 하유지의 '룰루와 랄라', 정지향의 '베이비 그루피', 박민정의 '예의 바른 악당', 김현의 '유미의 기분', 김현진의 '누구세요?'이다.

소설들은 우리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마주해야했던 미묘하지만 불쾌하고 공포스러웠던 순간을 잡아내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화를 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책임을 추궁해야 할 대상을 짚어낼 수 없는 사건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김현진 작가는 “대한민국 페미니즘이 어떤 길을 걸어 왔느냐는 질문에 대한민국 여성으로 말하자면, '현남 오빠에게' 이후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면서 “최근 열살짜리 여자아이 성폭행 사건, 언론에서 '골프녀' '요가녀' 등 '○○녀' 없이 이야기가 되지 않는 상황”을 언급했다.

이에 덧붙여 김현 시인도 “‘현남오빠에게’ 출간 2년 후에도 현실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전혀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현실은 그전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패미니즘 이슈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해질 것임을 예고한 표현이기도 하다. 예전엔 주로 사회과학 서적을 통해 패미니즘 이슈를 제기했다면, 이처럼 최근엔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서 표현되는 것도 한 특징이다. '82년생 김지영'이 촉발시킨 현상으로도 풀이된다. 서울시내 한 중학교 사서교사 A씨는 "패미니즘을 일상생활 관점에서 접근하는 소설을 교재로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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