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으로는 첫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토니 모리슨이 별세했다. 향년 88세.

지난 6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미국 언론들은 모리슨이 뉴욕에 있는 한 메디컬센터에서 지병으로 전일 저녁 사망했다고 전했다.

토니 모리슨의 유족들은 “모리슨은 어젯밤 가족과 친구들에 둘러싸인 채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며 “그의 죽음이 엄청난 상실이지만 우리는 그가 길고 훌륭한 삶을 살았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모리슨은 1970년 첫 장편소설 ‘가장 푸른 눈’(The Bluest Eye)으로 등단 해 지금까지 11권의 소설을 집필했다. 1987년 소설 ‘빌러브드’(Beloved)로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1993년에는 ‘재즈’로 흑인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당시 노벨위원회는 모리슨의 소설에 대해 “환상의 힘과 시적 함축을 통해 미국 사회 현실의 핵심을 짚어냈다”고 평가했다.
 

모리슨은 인종차별과 성차별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내며 미국사회의 비판적 주제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작가였다. 시적 언어와 유려한 문체로 이데올로기를 앞세우기보다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다뤄냈다.

그는 미국 흑인들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단단한 목소리를 전하면서도 탄탄한 대중적 인기도 거머쥔 미국의 현존하는 최고의 작가였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모리슨은 비판적이면서도 상업적 성공까지 이룬 드문 작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토니 모리슨은 2012년 미국 현대문학의 영역을 넓힌 공로로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