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년에 달하는 분단의 시간동안 남북의 언어는 점점 달라지고 있다. 매해 신조어가 등장하는 남한만큼 북한도 점점 더 새로운 말이 생겨나고, 옛말을 사라지고 있다.

 

책 <문화어 수업>은 최근 북한이 사용하고 있는 표준어를 소설의 형식을 통해 소개한다. 말소리 연구자인 한성우 인하대 교수와 북한 출신의 2011년 한국에 들어온 설송아 기자가 함께 집필했다.

 

책은 북한 방언을 조사‧연구하기 위해 남한의 국어학자 한겸재 교수와 그의 가족이 평양에서 1년 간 지내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통해 북한의 표준어를 소개한다. 이 가족의 평양살이를 도와주는 이는 평안도 출신의 리청지 교수, 그의 아내는 함경도 출신이고 중학생 딸은 평양에서 나고 자란 세대이다.
 

 

북한은 표준어를 ‘문화어’라고 표현한다. 제목은 ‘문화어’ 수업이지만, 문화어보다 실제 북한에서 사용하는 토속적인 입말을 보여준다.

 

‘수업’은 총 20강으로 구성됐다. 식사 시간, 부엌 풍경, 교통수단 이용, 의식주, 학습 용어, 세탁과 미용, 호칭, 욕설과 구호, 은어, 스포츠 용어 등 일상에서 날마다 쓰는 말들이 소개된다.

 

“평양에서도 미안막(마스크팩)을 붙이고, 뺑때바지(스키니진)를 입고, 반짐자동차(스포츠유틸리티차)를 타고, 엠피삼(MP3)으로 노래를 듣고, 망유람(인터넷서핑)을 한다. 걸어 다니는 ‘뚜벅이’는 두 다리의 모양이 숫자 11과 같다고 해서 ‘11호차’로 불린다.”

 

저자는 “당장 남과 북 사람들이 만나더라도 따로 공부를 하거나 사전을 뒤져야 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그래도 얼마 안 되는 차이를 보이는 동시에 우리 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편견과 오해를 씻어내기 위해서”라는 집필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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