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을 맞이한 우리들의 정서나 지금의 일본을 우리의 정서나 한결같다. 각 민족의 한 명 한 명의 인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 나라를 경영하는 정치권의 자세와 태도가 여전히 반일감정을 일으킨다. 객관적인 일본은 우리보다 앞 선 부분도 많으나, 정서적인 부분에서 우리는 일본에게 절대로 지거나 너그러울 수는 없다. 

75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4개 단체는 이날 저녁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8·15 74주년 역사왜곡, 경제침탈, 평화위협, 아베 규탄 및 정의 평화 실현을 위한 범국민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지난달 20일부터 매주 열린 ‘아베규탄 촛불문화제’는 광복절인 이날로 5번째를 맞았다. 

이날 오전부터 낮까지 내리던 비도 때마침 문화제 시간이 다가옴과 함께 그치면서 저녁 광장에는 ‘NO아베’ 피켓을 든 시민들로 가득찼다.
‘NO아베’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모인 시민들은 “침략지배 사죄하라”, “전쟁위협 규탄한다”, “국민의 힘으로 새 역사를 쓰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연단에서는 강제동원 피해자와 일본 시민사회계 인사, 일반 시민 등 모두 한목소리로 아베 정부를 규탄했다.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는 “열네살 때 끌려간 후 해방이 된 줄도 모르고 일했다”며 “앞으로는 절대 일본에게 아무말도 못하지 말고 끝까지 용기를 내서 아베를 규탄하자”고 말했다. 양 할머니의 발언이 끝나자 시민들은 “할머니 오래사세요”,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시한인 오는 24일에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성치화·최경은씨는 “일본은 백색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당일에도 협정을 근거로 군사기밀을 빼앗아 갔다”며 “결혼식날 ‘지소미아를 파기한다, 더이상 연장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들린다면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시민사회운동계를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다카다 겐 한일시민연대 공동대표는 “동북아시아 평화와 상생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베정권을 타도하고 일본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시민의 이름으로 다시 전쟁길을 걸어나가려고 하는 아베정권 타도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날 문화제에서는 ‘일본 무역규제 조치의 빌미를 제공한 건 보수언론’이라며 일부 언론사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광장에서 행사를 마친 집회 참가자들은 일본대사관과 종각역, 조선일보 사옥 앞을 거쳐 시청 앞까지 행진했다. 
일본대사관 앞을 지날 때는 대형 태극기를 든 시민들이 “사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본대사관 건물에는 레이저빔으로 ‘강제동원 사죄하라’, ‘NO ABE’ 이란 문구가 투사됐다. 
 

이번 행사를 계획한 4개 단체들은 오는 22일 오후 5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아베정부를 규탄하는 자유발언대를 마련한다. 24일 오후 7시에는 제6차 아베규탄 촛불문화제를 연다. 

한편 같은 시간 광화문 남측광장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석방운동본부가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집회를 이어갔다. 아베규탄 촛물문화제에 참석한 이들과 석방운동본부 간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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