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사만화를 대표하는 ‘고바우 영감’의 만화가 김성환 화백이 8일 오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고(故)김성환 화백은 1932년 황해도 개성에서 태어나 1949년 17살의 나이에 연합신문 시사만화 ‘멍텅구리’로 데뷔했다. 이후 ‘화랑’, ‘주간만화뉴스’ 등에서 연재하며 만화가의 길을 걸어나갔다. 6·25 전쟁이 발발한 후에는 국방부 정훈국 미술대에 근무하면서 계몽포스터, 삐라, 주간만화잡지 등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 화백은 해방이후 한국 만화의 기초부터 일궈온 장본인으로 한국현대만화의 시작점이자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 받는다.
 

▲ 고바우 영감/ 출처-연합뉴스


고인의 대표작인 ‘고바우 영감’을 사용한 시사만화는 한국의 굴곡진 근현대사를 권력자의 편이 아닌 민중의 편에서 기록하고 풍자하는 작품이었다. 김 화백은 ‘고바우’라는 이름에 대해 단단한 바위를 생각하고 지은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굳게 서있는 한국의 민족성을 크고 단단한 바위에 비한 것이다.

 

‘고바우 영감’은 1955년 2월 1일자 동아일보 연재를 시작으로 2000년 10월까지 조선일보, 문화일보 등에서 연재되며 총 1만 4139회를 연재해 한국 최장수 연재만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으로 정권에 대한 쓴소리를 멈추지 않았던 김성환 화백은 검열에 의한 작품 삭제와 정정을 당하고 벌금형, 미행 등 수많은 고초를 겪기도 했다.

 

1958년 1월 23일 이승만 정권 당시 경무대(현 청와대)의 권력을 비판한 ‘경무대 똥 치우기 만화’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후에 박정희 정권에서는 중앙정보부와 검찰에 끌려가 감금되기도 했다.
 

▲ 김성환 화백/ 출처-연합뉴스


한국 시사만화의 큰 산으로 오랫동안 자리했던 고(故) 김성환 화백은 동아 대상, 소파상, 서울언론인클럽신문만화가상, 언론학회 언론상, 한국만화문화상, 보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고바우 영감’의 원화는 2013년 등록문화재 538-2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장례식장은 분당재생병원 장례식장 8호실이며, 발인은 11일 오전 9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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