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다고 함부로 말하는 습관 바꾸기

평소보다 퇴근이 늦어져 종종걸음으로 저녁 준비를 하는데 남편이 할 얘기가 있다고 한다. ‘뭔데요?’라고 물었지만 집중하지 못하고 건성으로 듣는다. 급기야 남편의 언성이 높아졌다.

“여보, 왜 언성을 높여요?”

“당신이 먼저 화를 냈잖아.”

“내가 화를 냈다고요? 난 화를 내지 않았어요.”

“당신 말투가 그렇다고!”

대화가 길어졌던 것도 아니었다. 딱히 화를 낼 이유도 없었다. 본인이 먼저 언성을 높여놓으면서 나를 탓한다고 느껴졌다. 그런데 ‘말투가 그렇다고!’라고 반박하는 남편의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날 밤 심기 불편해진 남편의 눈치를 보며 당시 상황을 되돌아보았다. 남편이 할 얘기가 있다고 말했을 때 내게는 귀 기울여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잠시 멈추고 남편과 마주하지 않았다. 그저 하던 일 하면서 들어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일상적 의식에서 나도 모르게 말투가 거칠게 나왔으리라. 설령 저녁 준비로 분주했다면 먼저 남편에게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 “여보, 미안하지만 급한 일 아니면 상 차리고 이야기해도 될까요? 아이들이 배고플 것 같아서요.” 그러면 기분 상하지 않고 적절한 시점에 의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최소한 이렇게 반응했다면 나의 말투가 부적절하게 출력되는 것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 방연주 작가는 '그냥 평소처럼 말했을 뿐인데'라는 저서를 통해 의사소통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직장에서는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의도적으로 감정을 자제하며 말실수를 줄이려 노력한다.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신경을 쓴다. 반면 가정에서는 시간에 쫓기듯 가족들을 재촉한다. 피곤함을 짜증스러운 말투로 표현한다. 화난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하는가 하면 약자인 아이들을 고성으로 제압하곤 한다.

 

가족들 앞에서 ‘말하는 방식’이 그들에게 내가 어떤 아내이고 어떤 엄마인지 보여주는 것이다. 아무리 악의가 없더라도 말에 가시가 돋쳐 있으면 그건 말이 아니다. 상대를 불쾌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말투로는 결코 상대의 귀와 마음을 열 수 없다. 친하다고, 은밀한 일상을 공유하는 가족이라고 함부로 말해도 되는 것일까? 도리어 가까울수록 긍정의 말을 주고받아야 한다. 내가 던진 그 말은 결국 어떤 식으로든 돌아오기 때문이다.

 

 

말투를 바꿔야 하는 이유

❶ 아이의 미래에 영향을 끼친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며 삶의 중요한 규칙과 습성을 배우는데 이때 말투도 아이들이 학습하는 중요한 내용이 된다. 자녀의 말투를 관심 있게 관찰해보자. 분명 부모의 말투가 아이에게 깊게 배어 있을 것이다. 그 말투를 그대로 방치하고 싶은가?

❷ 말에는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바꿀 힘이 있다.

내가 던진 말에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단어들은 어떤 식이든 내 인생에 크고 작은 힘을 발휘한다. 일상 속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을 살피고, 이 단어들이 이끄는 나의 미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 혹시 ‘안 돼’, ‘할 수 없어’, ‘내가 어떻게?’라는 부정적인 말을 쓰고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할 수 있어’, ‘나이기에 가능한 거야’라고 긍정언어로 갈아타자.

❸ 험담과 결별하면 행복을 끌어당길 수 있다.

험담을 한다는 타인에게 열등감을 느끼거나 자신의 건강하지 못한 정서 상태를 반영한다. 험담이나 부정의 언어는 마치 물감과 같아서 오전에 뱉고 나면 온종일 물이 빠지지 않고 마음을 물들인다. 행복은 긍정의 말, 감사의 말, 칭찬의 말 속에 있다.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