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소설 『연을 쫓는 아이 The Kite Runner』, 『천 개의 찬란한 태양 A Thousand Splendid Suns』 등을 지은 할레드 호세이니가 받은 질문입니다. 그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독서광이 되십시오(Be a chain-reader).”

‘chain-reader(독서광)’는 ‘줄담배 피우는 사람’을 뜻하는 ‘chain-smoker’를 변주한 조어(造語)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전(前) 법제처장 이석연 변호사는 대표적인 ‘chain-reader’입니다. 중학교를 마친 후 반년 만에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그는 금산사 절에 들어가 약 2년 동안 수백 권의 책을 읽고 내려와 법대에 진학했습니다.

금산사에서 읽은 도서 목록엔 사마천의 『사기』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도 있었다고 하니 무척이나 놀랍습니다. 훗날 『책, 인생을 사로잡다』,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 『사마천 한국 견문록』 등 다수의 명저를 지은 그는 우리에게 ‘여행을 독서처럼, 독서를 여행처럼’ 즐기라고 권유합니다.

이석연 변호사의 권유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천지사방 세상 곳곳을 누비면서 인문학적 여행과 독서를 즐기십시오. 그때마다 ‘만권의 책’으로 돌아오십시오.” ‘만권의 책’은 그 유래가 ‘독만권서(讀萬卷書)’에 닿아있습니다. 많은 책을 읽으라는 뜻이지요. 한편 ‘만권의 책으로 돌아오라’는 건 독서를 통해 더욱 성숙한 인격체가 되게끔 늘 애쓰라는 뜻의 은유이겠고요.

「세한도」를 창작한 추사 김정희도 다음과 같은 명문장을 남겼지요. ‘독만권서’ 하려는 자세야말로 창작자의 올바른 자세임을 설파하고 있고요. ‘가슴 속에 만권의 책이 들어있어야 그것이 흘러넘쳐서 그림과 글이 된다.’

▲ 외화번역가·작가·출판인 이미도. 최근 자작시를 담은 시·산문·그림책 『이미도의 언어 상영관』을 펴냈다.

[이미도의 讀무대]를 연재하는 필자는 <반지의 제왕>, <쿵푸 팬더> 3부작 등 520편의 영화를 번역했다. 창의력 증진 노하우를 담은 『똑똑한 식스팩』과 자작시·산문·그림을 틀어주는 책 『이미도의 언어 상영관』을 짓고 펴냈다. KIST,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삼성인력개발원, 공군본부 등에서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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