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인효과

"가슴을 데인 것 처럼, 눈물에 베인 것처럼, 지원지지 않는 상처들이 괴롭다. 내가 사는 것인지 세상이 나를 버린건지..." 임재범이라는 가수가 부른 <낙인>이라는 노래의 클라이막스 가사야.

 

​어른이라는 우리들은 미성년인 너희들에게 "너희들은 소중하니까 우리가 지켜 줘야 한다."는 생각과 태도로 학생다움을 강조하며 원조교재, 임신, 미혼모, 도박 중독, 몰카 범죄, 스토킹, 자살, 성추행등의 자극적인 단어는 청소년과 어울리면 안된다며 여기에 얽힌 학생에게 잘못이 있는 것처럼 블라인드 치고, 낙인을 찍어버리지.

 

이 책 <세븐 블라인드>에선 현실적인 이야기를 외면한 채 꿈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만 보여줘야 하는 것이 맞는 거냐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바로 지금 괜찮지 않은 학생들의 마음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어.

 

​딸아이의 엄마이다보니 아이들은 유리잔과 같다는 생각을 갖고, 혹시 어디 부딪쳐 상쳐입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하며 뉴스를 통해나오는 청소년들의 문제에 내 아이만은 지켜줘야한다는 생각만 하는 나로서는 너무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 세븐 블라인드 / 김서희. 나윤아, 문부일, 박하령, 신지영, 양호문, 이송현(지음) / 소원나무

​들어가기엔 너무 작은 상자에 절대들 어갈 수 없는 아이에게 "팔 자르고, 다리 자르고 몸통등 다 잘라내는 한이 있어도 들어가라는" 엄마의 말에 "아무리 노력했는데도 상자에 들어갈 수가 없어." 자살을 택했는데 그 아이의 상처를 치유해주기 보다는 아이에 대한 포기를 선택한 엄마, 그런 엄마에 대한 반항심에 명품에 집착을 했고, 명품을 갖기 위해 모자란 용돈을 원조교재를 통해 해결한 서연이. 아빠의 폭력에서 도망치기 위해 집을 나와 알게된 친절했던 아저씨가 제이의 호감을 얻어 믿게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게 되는 그루밍 성범죄의 피해자가 된 제이.(그루밍)

​어린시절부터 친한 친구였지만, 중학생때 '화양년의 아이', '엄마가 버린 아이'라는 낙인이 찍혔고, 동네 사람들도 다 외면하는 친구가 귀찮기도 했고, 그 아이의 무서운 아버지가 쳐들어오지 않을까 했던 불안감등 그 아이에게 느껴지는 부정적인 감정의 생각의 폭발을 감당하지 못한 싸움으로 서먹해진후 고등학생이 되어 만났지만 예전의 관계를 회박하지 못했다. 두오는 도박문제를 일으켜 퇴학당했다. 자신이 그 손을 잡아주지 못해 비뚤어진 것은 아닌지에 대한 미안함에 성인이 되어서 악몽 속 주인공인 두오를 찾아나서는 도경.(두오를 찾습니다.)

 

​좋아하는 오빠와의 데이트후 몰카 동영상 협박을 받아, 본인의 일상이 두려움이 된 민주, 민주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거짓 협박을 시킨후 그 협박범에게 성폭행까지 당할뻔 했던 현아(다섯명은, 이미)

 

​다미는 친한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생일파티를 하던 중 집단 폭행을 당했는데, 다미만 아이들이 폭행을 안하고 가자 서로간의 오해가 쌓여 우정에 금이가게 되는 이야기(발끝을 올리고)

 

​아이돌에 대한 '좋아해'라는 감정의 추가 가해진 상태에서 짭짤한 용돈과 좋아하는 아이돌을 가까이서 촬영하고 팬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의 생활까지 포기하며 몰두했던 일로 인해 사생팬이 되어 버린 자신의 모습에 포기하지만, 자신이 아니어도 아이돌의 개인사생활을 올리는 타인이 있음을 알게 되어 헛웃음도 지을 수 없던 서진이(오빠의 모든게 알고 싶어)

 

​친구가 고등학교 현장실습에 갔다 죽었는데 눈물 흘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도망치고 싶은 승혁이의 슬픔을 공감해주지 못해 승혁이의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혀버리게 한 부모.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지 못한 죄책감에 둘 사이의 추억의 장소에서 자살을 선택하려고 했던 승혁이는 힘겹게 폐지가 실린 리어카들 끌고 언덕으로 올라가는 할아버지에게 마지막 선의를 베풀기 위해 도움을 드린다. 도움을 준 승혁이에게 얻어 온 음식을 함께 나눠먹으며 이야기 나누다 승혁이가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자신의 생에 대해 털어놓아 승혁이가 본인의 위험한 행동을 멈출 수 있게 해주는(버드나무 벤치)

 

​부모의 이혼으로 방황하던 기태는 학교폭력에 피해자인데 위로받지 못해 회피하기 위해 기면증에 걸린 설경이에게 기댈 등이 되어주는 이야기(도기태 이용권)

 

​어른이라고는 하지만, 여기서 일어나는 문제들이 너희들에게 만약 발생한다면 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도무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너희들이 살아갈 세상은 내가 살아온 세상과도 너무 달라질꺼라 어떤 것을 선택하라고 할 수 없으니, 다양한 경험을 통해 너희가 슬기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내 길이다, 엄마의 길이라는 믿음으로 너희의 말을 들어주는 존재, 공감해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너희들이 내게 위험신호를 보내주겠지.

 

​누구나 피해자가 되길 바라지 않아. 살아가면서 우리가 겪게 되는 일들을 통해 성장하기도 하고 좌절해 주저 앉는 피해자가 될 수 있겠지. 너희에게 상처 받는 일이 생긴다면 난 언제나 네편이 될께. 넌 나의 소중하고 사랑스런 존재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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