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소년들의 장래 희망 직업을 조사한 가운데 놀라운 결과가 발표됐다. 상위권을 차지한 직업군은 다름 아닌 '연예인'으로, 어린 나이부터 아역배우 등 연예인 지망생을 자처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실제 아역배우들로 활동하는 이들은 어떤 생활을 하며 지내는지 만나봤다.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1학년인 강이석 군과 서지희 양은 최근 종영한 일일드라마에서 성인연기 못지않은 연기로 시청자들의 갈채를 받은 바 있다. 이들의 연기비결은 바로 틈틈이 하고 있는 '독서' 덕분이라며 독서예찬을 펼쳤다. 이들이 말하는 독서와 아역배우 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 인터뷰 중인 서지희와 강이석 학생

"독서 통해 '풍부한 감성' 만들어요"
올해 17살이 된 강이석 군과 서지희 양은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연기과 친구이자 동료 아역배우로 우정을 쌓고 있다. 이들이 더욱 특별한 친구가 된 계기는 도봉도서관과 함께하는 행복도서 명예사서를 함께 활동하면서다. 이들은 연기활동을 하면서 시간 나는 대로 독서를 하는 '독서광'으로 '명예사서'에 직접 지원하는 열정을 보였다. 이에 2월 14일 도봉도서관 '행복도서 명예사서'로 위촉돼 12월까지 활동하게 됐다.

"어렸을 땐 책을 정말 싫어했는데 중3때부터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 무척 재밌더라고요. 판타지 소설로 시작해서 최근에는 문학 소설을 주로 읽고 있습니다"

특히 강이석 군은 자신이 책을 읽기 시작하니깐 부모님이 더욱 좋아하신다면 이번 명예사서를 계기로 학교 내 독서동아리에도 가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서지희 양은 "저는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서 책의 즐거움을 느끼게 됐어요"라며 책과 친해진 계기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남자친구가 없다 보니,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해요.(웃음) 제 친구들도 주로 연애소설을 읽고 재미있는 건 돌려 보고 이야기 한답니다"

이를 듣고 있던 강이석 군은 "나는 그런 걸 한 번도 본적이 없다"며 신기한 눈으로 쳐다봐 웃음을 자아냈다. 또 서지희 양은 "이번 명예사서를 시작하면서는 금융 관련 책을 읽고 있다며 최근 읽고 있는 책에 대해 설명했다.

"용돈을 받고 그 돈으로 제가 필요한 걸사죠. 그리고 요샌 용돈기입장도 쓰고 있다 보니, 재테크나 금융 쪽에 관심이 생긴 거예요. 용어 같은 게 너무 어려워서 아직 많이 읽지는 못했어요.(웃음)"

두 학생 모두 학교와 집이 멀다보니 등하교 시간이 왕복 2시간 이상이다. 이에 등하교 하는 시간에 짬짬이 독서를 하며 평소 보다 책과 가까이 지낼 수 있게 됐다. 또한 고등학생이 되면서 친구들과 책에 관한 토론을 하는 등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게 되면서 책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다는 후문.

▲ 서지희, 강이석 학생이 학교 도서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셰익스피어 작품들 읽고 훌륭한 연기자 돼야죠"
두 학생들은 선배 연기자들과 스태프들한테 '시간 날 때마다 독서를 하라'는 조언을 수도 없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저는 KBS1 일일드라마 '미스터킴'을 했을 때 선배님들이 무척 많았는데 항상 책을 열심히 읽으라고 하셨어요. 저희 같은 아역연기자들은 일반 학생들처럼 매일 학교에 나와서 수업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최고의 방법이라고 하시더라고요"(서지희)

이어 강이석 군도 "'백프로(감독 김명균)' 촬영을 함께 했던 윤시윤 형을 보고 많이 반성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시윤 형은 데뷔 전이나 데뷔 이후에도 틈만 나면 무조건 책을 봤다고 하더라고요. 형이 독서량이 풍부하다 보니, 대화만 해도 지식이 넓다는 게 느껴져서 멋있었죠. 저도 책 많이 읽어서 멋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이렇듯 어린나이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한 서지희 양과 강이석 군은 자신들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길에 대해 확실히 터득하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남들보다 빠르게 진로를 결정한 이들이지만 걱정과 후회는 전혀 없다고.

"처음엔 아버지 반대가 심했는데 제가 무척 하고 싶어 하니깐 허락해주셨어요. 지금은 정말 좋아하시고 자랑도 하세요. 하하(서지희)"

서지희 양은 2005년 방영한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현빈 조카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촬영장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어린나이여서 우는 연기 할 때, 감정 잡는 게 어려웠는데 려원 언니가 같이 울어주시고, 김선아 언니나 현빈 삼촌이 많이 도와주셔서 어린나이였지만 많이 배우고 연기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어요. 저도 나중에 저 같은 아역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이어 강이석 군 역시 "불안감은 전혀 없다. 내가 잘 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연기 뿐"이라며 "지금 다양한 작품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은 학교 다니면서 연기 공부도 하고, 준비 중입니다. 영화 '백프로'가 개봉할텐데, 많은 관객들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독서도 열심히 하고, 연기도 열심히 해서 오랫동안 기억되는 배우가 돼야죠"

두 아역 배우들은 마지막으로 또래들에게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추천하며 '꼭 읽어 볼 것'을 당부했다.

"배우를 희망하는 친구들뿐만 아니라 10대들이 읽으면 삶의 본질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어렵지만 다 읽으면 뿌듯함과 성취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하하"

<강이석, 서지희의 추천 도서>

▲ 강이석·서지희 양이 추천한 도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셰익스피어 4대비극'(윌리엄 셰익스피어 저, 아름다운날)
37편에 달하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가운데에서 문학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히는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 등 4대 비극을 소개한 책. 딱딱한 문어체를 입에 익은 말투로 둥글려 다듬어, 읽기 쉽도록 수정, 보완했다.
 

▲강이석 군 프로필

▲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강이석 군

'미스터 굿바이'(2006), '다섯 손가락'(2012), '못난이 주의보'(2013), 영화 '백프로', '소년은 울지 않는다' 외 다수

▲서지희 양 프로필

▲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서지희 양

'내 이름은 김삼순'(2005), '못난이 송편'(2012), '햄내요, 미스터김'(2012), 영화 '1번가의 기적', '친절한 금자씨'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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