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주인으로서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민주주의'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읽은 책이었다. 1960년 4월 이승만과 자유당 정부의 독재와 부정부패, 부정 선거에 항의하여 국민들이 벌인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주의 혁명이 대학생이상의 성인들만의 항쟁이 아니라 중·고등학생, 국민학생까지의 희생으로 얻어진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나도 대학에 가기 전까지는 이런 항쟁, 혁명에 대해서는 역사 교과서에서 배우는게 전부 였었는데 대학에 가니 학교 대자보를 통해 학생운동을 하는 선배와 동기들을 알게 되었고, 내가 선택한 동아리 활동이 학보사 기자라 학생운동을 취재를 갔었어.

 

​한총련이 주축이 된 '제7차 범민족대회 추진위원회'는 광복절을 기념해 연세대학교에서 열리게 되었는데, 이때 정부에서는 이 행사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원칙을 밝혔고 8월 13일부터 연세대학교를 봉쇄했고, 우리는 봉쇄 하루 전인 12일 각자 다양한 방법으로 연세대로 들어갔지.

 

전국에서 모인 2만명의 학생들은 무리지어 활동을 했고, 14일까지 연대에 진입하지 못한 1만여명의 학생은 한양대, 홍익대, 동국대등에서 산발적으로 진입을 시도했었지.

 

​난 선배를 따라 치열하게 대치하는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가고 있었는데, 정문쪽에서 먼저 큰 괭음이 들리며 부상당한 학생이 엎혀 들어오고 있었다. 학생들을 강제 해산 시키기 위해 전경 51개 중대 6천여명과 헬기 11대를 동원해 최루탄을 쏘고, 공중에서 최루액을 뿌리며 진압작전을 했어.

 

​이 취재는 학교에서도 참석치 말라며, 취재비 신청도 보류해, 선배들이 마련한 비용으로 왔는데, 학생들쪽이 계속 밀리는 상황이 되니 선배들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15일 아침 각자 알아서 해산하고 삐삐에 음성을 남기기로 했어.

 

​출입구는 모두 봉쇄된 상태라 옆에 있는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을 통해 나가야 해, 그쪽으로 넘어가고 있는데 전투경찰(백골단)이 빠져나가는 우리들을 잡기 위해 쫒아 와, 우리는 정신없이 병원 화장실로 숨어 들어갔어. 좁은 화장실에 3명이서 함께 숨어 한명이 앉아 있는 것처럼 자세를 잡고 1시간이나 숨어 있었단다.

 

​엄마와 친구2명은 운 좋게 병문안하고 나가시는 부모님 또래의 분을 만나 조카 3명과 어머니 병문안하고 돌아가는 것처럼 검문에서 말해주셔서 우린 별다른 조사 없이 무사히 나올 수 있었단다.

 

​하지만, 다른 선배들과 동기들은 나오다 검문에 발각되어 경찰서 유치장에 있다 훈방 조치되었고, 도망치다 카메라를 분실하기도 했지.

 

​또 연세대에 남아있던 학생들은 5번의 진압작전에 이과대와 종합관에 갇혔고, 농성까지 준비 못했던 학생단은 경찰 봉쇄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해산 후 안전귀가"를 요청했으나 경찰을 이를 거부하고 단전/단수의사까지 표명하는등 강경하게 나왔지.

 

​내가 경험했던 학생운동과 이 책의 학생운동은 많이 달라. 4.19혁명은 총과 폭력등으로 인한 강제 진압에 항의하는 국민들이 비폭력 항의를 통해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싹틔우고 꽃피우는 소중한 씨앗의 결과물이 되었지만, 학생운동은 강경진압하는 공권력에 똑같이 폭력적으로 대응했고, 그로 인해 언론의 비판과 일반 대중에게까지 외면 받게 됐어.

 

​국민이 국가의 주인으로서 국가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민주주의' 속에서 너의 꿈을 펼치길 응원할께.^^*

▲ 신현수 (지은이)│채원경 (그림)│스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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