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후회하지 않아. 내가 나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나를 견디지 않고, 나와 잘 살아보고 싶다”1980~90년대 학창시절을 겪었던 ‘여성 유년서사’의 뜨거운 등장▲ 최진영 (지은이)/창비‘페미니즘’ ‘여성’ ‘퀴어’ 등의 키워드는 이미 핵심적인 주제가 되었다. 단순히 ‘새롭고’ ‘낯선’ 것에 대한 일시적인 호기심을 넘어서서 문학이 시대와 인생을 본뜨는 기능을 수행한다면, 그동안 문학조차도 은폐했던 존재들에게 이제야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최진영의 『이제야 언니에게』는 쉽게 볼 수 없었던 1980~90년대 학창시절을 겪었던 보편적인 ‘여성’의 유년서사와 더불어 남성에 의한 폭력에서 살아남은 피해생존자 여성의 언어를 날것으로 문학의 자장 안으로 옮겨왔다. 이러한 성취는 문학이 과거의 야만을 고백하는 일을 넘어서 현재 20~30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여전히 존재하는 내면의 불안과 분노를 밀도 있게 증언하는 일이기도 하다.한편 이 책에는 지난여름 최진영 작가와 몽골 여행을 하며 최진영을 경험하고 바라보았던 황현진 소설가의 아름다운 여행 산문이 발문으로 수록되었다. 황현진은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를 떠올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가 가능한 독서 앞에서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면서 “최진영은 끝까지 우리 삶의 전부를 써낼 것”이라는 말과 함께 몽골의 사막을 걷는 동안 제야의 이야기를 구상하면서 스스로도 제야와 같은 마음이 되었을 최진영을 반추했다.그동안 작품마다 사회나 관계의 외진 곳에서 삶을 버티고 있는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소외된 이들을 끈기 있게 소설의 자리로 초청해온 작가 최진영. 이 소설을 읽으며 누군가는 불편해할 것이며 누군가는 슬프도록 공감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두려울 것이다. 삶을 계속 살아나가야 하는 여성이자 피해생존자의 언어를 생생하게 옮겨오는 동안, 그 고통들을 자신의 것으로 감당했을 최진영의 끈기는 작가와 문학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용기 있는 질문이자 위로 그 자체이다. 고혜미 기자 ad2087@hanmail.net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만 안 본 뉴스 [김호이의 북적북적] 노준영 작가가 말하는 알파세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도서관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가짜뉴스를 극복하고 올바른 주권을 행사하는 시민의 힘을 기대 [이용훈의 도서관통신 31]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도서관 공약도 살펴봅시다 [백원근의 독서출판] “책, 친구가 되어줘!”.. ‘2024 어린이 책의 해’ 출범식 개최 [이혜정의 讀한 취재]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독서경영전략학과의 첫 동문 독서 클럽 '讀시락' [정성현의 책터뷰] 박찬호 시인의 삶과 독서 [이혜정의 讀한 소식] 신학기 무슨 책 읽을까? 국립중앙도서관 주제 분야별 사서추천도서 [김호이의 북적북적] 노준영 작가가 말하는 알파세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닫기 기사 댓글 0 댓글 접기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댓글 내용입력 비회원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댓글 내용입력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로그인 옵션 창닫기 주요기사 [이소영의 讀한 신간 소개] 훈련병들에게 날아온 3월의 산타, 최민형 작가 [장선영의 유아讀ZONE] (30) 48~60개월 무법자 시기의 아이는 전능한 자아상태입니다. [정성현의 책터뷰] 인생 2막 박광근 회장의 독서와 글쓰기 [백원근의 독서출판] 교육청 독서교육 정책, 이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김호이의 북적북적] 고명환 작가가 말하는 365일 가슴 설레며 일하는 법 [김호이의 북적북적] 김승진 선장의 꿈
“나를 견디지 않고, 나와 잘 살아보고 싶다”1980~90년대 학창시절을 겪었던 ‘여성 유년서사’의 뜨거운 등장▲ 최진영 (지은이)/창비‘페미니즘’ ‘여성’ ‘퀴어’ 등의 키워드는 이미 핵심적인 주제가 되었다. 단순히 ‘새롭고’ ‘낯선’ 것에 대한 일시적인 호기심을 넘어서서 문학이 시대와 인생을 본뜨는 기능을 수행한다면, 그동안 문학조차도 은폐했던 존재들에게 이제야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최진영의 『이제야 언니에게』는 쉽게 볼 수 없었던 1980~90년대 학창시절을 겪었던 보편적인 ‘여성’의 유년서사와 더불어 남성에 의한 폭력에서 살아남은 피해생존자 여성의 언어를 날것으로 문학의 자장 안으로 옮겨왔다. 이러한 성취는 문학이 과거의 야만을 고백하는 일을 넘어서 현재 20~30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여전히 존재하는 내면의 불안과 분노를 밀도 있게 증언하는 일이기도 하다.한편 이 책에는 지난여름 최진영 작가와 몽골 여행을 하며 최진영을 경험하고 바라보았던 황현진 소설가의 아름다운 여행 산문이 발문으로 수록되었다. 황현진은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를 떠올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가 가능한 독서 앞에서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면서 “최진영은 끝까지 우리 삶의 전부를 써낼 것”이라는 말과 함께 몽골의 사막을 걷는 동안 제야의 이야기를 구상하면서 스스로도 제야와 같은 마음이 되었을 최진영을 반추했다.그동안 작품마다 사회나 관계의 외진 곳에서 삶을 버티고 있는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소외된 이들을 끈기 있게 소설의 자리로 초청해온 작가 최진영. 이 소설을 읽으며 누군가는 불편해할 것이며 누군가는 슬프도록 공감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두려울 것이다. 삶을 계속 살아나가야 하는 여성이자 피해생존자의 언어를 생생하게 옮겨오는 동안, 그 고통들을 자신의 것으로 감당했을 최진영의 끈기는 작가와 문학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용기 있는 질문이자 위로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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