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숭덕초등학교 6학년 5반은 조금 특별하다. 이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 흔히 쓰는 일기를 쓰지 않는다. 대신 수필을 쓴다. 일기와 수필의 다른 점은 독자의 유무이다. 일기는 읽는 이가 없는 글이지만, 수필은 있다. 아이들은 누군가 자기 글을 읽는다고 생각하고 쓴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수필  쓰기 지도를 시작하고 여러 해가 지났다. 3월 초, 아이들에게 일기 대신 수필을 쓰자고 하면 몹시 당황한다. 하지만 곧 익숙해지고, 1년이 지나면 눈에 띄게 글쓰는 실력이 높아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아이들의 첫 글로 갓 6학년이 된 아이들 첫 마음을 살짝 공개하려고 한다.

 

6학년(강시현)

나는 이제 5학년을 끝내고 6학년이 되었다. 교실에 들어 가보니 친구들이 꽤 있었다. 얼굴이 낯익은 친구들이 보였다. 새로운 친구들도 보였다. 연경이는 나와 3년 절친인 친구인데, 6학년 때 같은 반이 되었다. 5학년 때 양건민과 이강타와 6학년에 같이 올라왔다. 겉모습만 봐서는 모르지만 친해지고 싶은 친구도 생겼다. 앞으로 말도 많이 걸고 아주 친해져 봐야겠다!

선생님께서 처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선생님에 대한 걱정이 조금 있었는데 뭔가가 안심되었다. 그리고 선생님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엄청 카리스마 있으시고 엄격하신 분이신 것 같았다. 그런데 잘 웃으시고 목소리도 친절하셔서 조금 반전(?)이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키가 많이 크셔서 175cm 정도인 것 같으셨는데 168cm이셨다. 그리고 단발이 잘 어울리셨다.

나는 새 학기라 걱정이 조금 있었다. 먼저 공부가 어려워져서 잘 못 따라가면 어쩌나 생각했었다. 내가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늦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걱정했다. 5학년 때 친구들과 싸움도 조금 있고 힘든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래도 6학년이라는 말이 어색하고 무게가 조금 있었다. 초등학생의 " 마지막 " 이어서 조금 낯설었다. 그래서 아직도 6학년이란 게 믿어지지 않았다. ' 적응 못 하면 어쩌지? '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또 나는 반에 친구들, 선생님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큰 걱정을 했던 것 같다. 아직 며칠밖에 안 지났지만 그래도 우리 반은 너무 좋을 것 같다! 첫날에는 어색했지만, 지금은 첫날과는 약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도 한번 잘 지내보려 한다. 6학년 5반 파이팅!!

 

새 학기(강민재)

누구와 같이 될까 기대하며 우리 반에 들어섰다. 아는 친구들이 별로 없어서 실망했지만, 도영이, 동해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친해지고 싶은 친구는 딱히 고를 것 없이 다 친해지고 싶었다. 5학년에서 같이 올라온 친구는 바로 전하연이다. 그리고 도영이는 나와 1학년 때부터 친구여서 1년 동안 잘 지내고 싶다.

반에서 선생님을 기다리며 선생님이 남잘까 여잘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여자인 것을 알았다. 들어올 때 포스가 장난 아니셔서 무서우신 분인 줄 알았다. 근데 보니깐 스카우트 대장님이셔서 엄청 무서우셔서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선생님과 1년 잘 지내봐야겠다.

내가 개학식 날 전날 기대가 돼서 잠을 설치는 바람에 지각하겠다고 생각했다. 아침에 가서 반에 들어갔는데 애들이 다 날 쳐다봐서 부끄러웠다. 친한 친구가 없었는데 도영이가 내 뒷자리여서 다행이었다. 이번 1년만 지나면 졸업이니깐 너무 기대되고, 벌써 6학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은 1년 잘 지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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