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후회하지 않아. 내가 나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일기 형식과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폭력 속에 놓여 있던 주인공의 서사를 힘있게 엮어낸 소설 ‘이제야 언니에게’가 출간됐다.

 

최진영 작가의 소설 ‘이제야 언니에게’는 성폭력 피해자 ‘이제야’가 주인공이다. 고등학생이던 제야는 2008년 7월 14일 동생 제니와 사촌동생 승호와의 아지트인 버려진 컨테이너에서 늘 다정하고 친절했던 당숙에게 성폭생을 당한다.

 

그 날 이후 제야는 자신과 동생 제니에게 당숙이 또 다시 똑같은 일을 저지를 수도 있단 생각에 침착하게 산부인과와 경찰서를 홀로 찾아가 대응한다. 하지만 부모와 일가친척들은 제야에게 일어난 일을 덮으려는 듯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결국 이런 일이 커지면 여자애만 손해라는 논리 아래, 제야의 목소리는 담기지 않은 결코 합의 되지 않는 ‘합의서’가 만들어진다.
 

 

“더불어 제야는 피해자인데도, ‘내가 그날 ~하지 않았다면’이라는 질문에 지속적으로 시달려야만 했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명료한 사실은 단 하나뿐인데 말이다. ‘그날 그 일이 없었다면 나는 분명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날 그 일이 없었어도 그는 분명 지금과 같은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 ‘이제야 언니에게’ 중

 

소설은 성폭행 피해자 여성의 이야기를 침착하게 담아내면서 고통과 극복을 다뤄내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도 건드린다. 피해자에게 씌워지는 편견과 사회적 제도 문제도 짚어냈다.

 

한편, ‘이제야 언니에게’는 창비가 이 달부터 매달 한 권씩 선보이는 젊은 작가들의 경장편 시리즈 소설 “소설 Q” 시리즈의 시작이다. “소설 Q” 시리즈는 동시대 독자들과 빠르게(Quick) 소통하면서 재치 있는 이야기 이야기(Quip), 퀴어한(Queer) 문학, 논쟁적인(Quarrel) 작품 등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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