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성이 사라진 극단의 땅으로의 추방,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사람들 “『숨그네』는 한 개인의 이야기이자 동시에 학대받은 모든 사람의 이야기이다.”_헤르타 뮐러루마니아 1945년. 이차대전이 끝나고 루마니아에 살던 독일계 소수민들은 두려움에 휩싸인다. 소련은 폐허가 된 땅을 재건하기 위해 그들을 강제로 징집한다. “순찰대가 나를 데리러 온 건 1945년 1월 15일 새벽 세시였다. 영하 15도, 추위는 점점 심해졌다.” 열일곱 살의 소년 레오폴트 아우베르크는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숨그네』는 레오폴트 아우베르크의 이야기이자 그와 함께 수용소에 있었던 모든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죽음이 결정된 집단학살 수용소가 아닌 노동 수용소에서의 오 년 동안, 기본적인 욕구만 남은 고통스러운 일상과 단조롭고 끝없는 고독을 경험하며 삶과 죽음 사이에서 흔들린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늘 굶주림이 있다. 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와 대도시로 이사를 하고 결혼을 한 후에도 공포는 사라지지 않는다. 수용소는 계속 그의 안에 있다. 헤르타 뮐러의 신작소설 『숨그네』는 ‘생존자’에게 지울 수 없는 낙인을 찍은 비참한 경험을 보여준다.▲ 헤르타 뮐러 (지은이)/박경희 (옮긴이)/문학동네/원제 : Atemschaukel숨 막히는 공포와 불안에 맞선 신비로운 시적 언어,소설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언어 예술!“상황은 처참했다. 문자는 아름다웠다.나는 비극은 시의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 처참함을 고발하기 위해서는 그래도 비극은 시의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그것이 내 문학의 명예였다.” _헤르타 뮐러『숨그네』는 강제노동 수용소의 참상을 그린 ‘수용소’ 문학, 혹은 기록 문학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수용소에서의 공포와 불안을 강렬한 시적 언어로 아름답게 승화시킨다. 수용소 안의 강제노동자들은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단절되고 이전의 삶에서 떨어져 나온다. 기존의 언어로는 비현실적이기조차 한 ‘수용소’를 표현해낼 수 없다. 동시에 이 작품에서 언어는 수용소가 아닌, 존재하지 않지만 희망하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수단이 된다. 이를 위해 헤르타 뮐러는 그녀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독특한 조어들을 탄생시킨다. ‘숨그네’‘배고픈 천사’‘양철키스’‘심장삽’‘감자인간’‘석회여인’‘볼빵’등은 독일어로 이루어진 말이지만 정작 독일어에는 없는 말이며, 두 단어가 합쳐져 새로운 상징어가 된다. ‘숨그네’는 ‘숨’과 ‘그네’라는 말이 합쳐져 인간의 숨이 그네처럼 흔들리는 것을 상징하는 단어로 재탄생한다. 삶과 죽음 사이를 넘나들면서 가쁘게 흔들리는 숨그네는 수용소에서의 오 년 동안 강제노동자들과 언제나 함께한다. 헤르타 뮐러의 언어는 독자가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는 수용소의 일상을 머릿속에 섬뜩하리만치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그려넣는다. 헤르타 뮐러는 주인공의 운명뿐만 아니라 그 경험의 핵심을 미적으로 시화한다. 인간의 남은 삶 전체를 결정짓는 통렬한 경험, 그 원초적인 고통을 거장의 솜씨로 설득력 있게 묘사해낸다.(출판사제공 책소개) 고혜미 기자 ad2087@hanmail.net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만 안 본 뉴스 독서의 불멸 [이용훈의 도서관통신 34] 제8기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출범을 축하한다 [김현수 기자] 유아교육이 시대적 변화를 말하다(2) [김현수 기자] 유아교육이 시대적 변화를 말하다 [전준우의 글쓰기 산책] 약한 연결의 힘 [이혜미의 新책방] 여보시게, 나는 OO한 왕이였다네~ [백원근의 독서출판] ‘서초책있는거리’에 거는 기대 독서의 불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닫기 기사 댓글 0 댓글 접기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댓글 내용입력 비회원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댓글 내용입력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로그인 옵션 창닫기 주요기사 [고경진의 新서가] 씨앗 한 알이 집 앞에 도착했습니다! [백원근의 독서출판]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 어떻게 봐야 하나 [김호이의 북적북적] 곽정은 작가의 북토크가 진행되다 [이용훈의 도서관통신 35] 독서진흥을 위해 도서관은 뭘 해야 할까? [국민독서문화진흥회] 연천군 '세계 책의 날 기념' 인순이 작가 북토크 진행 [김호이의 북적북적] 나태주 시인의 사인회에 다녀오다
“『숨그네』는 한 개인의 이야기이자 동시에 학대받은 모든 사람의 이야기이다.”_헤르타 뮐러루마니아 1945년. 이차대전이 끝나고 루마니아에 살던 독일계 소수민들은 두려움에 휩싸인다. 소련은 폐허가 된 땅을 재건하기 위해 그들을 강제로 징집한다. “순찰대가 나를 데리러 온 건 1945년 1월 15일 새벽 세시였다. 영하 15도, 추위는 점점 심해졌다.” 열일곱 살의 소년 레오폴트 아우베르크는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숨그네』는 레오폴트 아우베르크의 이야기이자 그와 함께 수용소에 있었던 모든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죽음이 결정된 집단학살 수용소가 아닌 노동 수용소에서의 오 년 동안, 기본적인 욕구만 남은 고통스러운 일상과 단조롭고 끝없는 고독을 경험하며 삶과 죽음 사이에서 흔들린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늘 굶주림이 있다. 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와 대도시로 이사를 하고 결혼을 한 후에도 공포는 사라지지 않는다. 수용소는 계속 그의 안에 있다. 헤르타 뮐러의 신작소설 『숨그네』는 ‘생존자’에게 지울 수 없는 낙인을 찍은 비참한 경험을 보여준다.▲ 헤르타 뮐러 (지은이)/박경희 (옮긴이)/문학동네/원제 : Atemschaukel숨 막히는 공포와 불안에 맞선 신비로운 시적 언어,소설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언어 예술!“상황은 처참했다. 문자는 아름다웠다.나는 비극은 시의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 처참함을 고발하기 위해서는 그래도 비극은 시의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그것이 내 문학의 명예였다.” _헤르타 뮐러『숨그네』는 강제노동 수용소의 참상을 그린 ‘수용소’ 문학, 혹은 기록 문학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수용소에서의 공포와 불안을 강렬한 시적 언어로 아름답게 승화시킨다. 수용소 안의 강제노동자들은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단절되고 이전의 삶에서 떨어져 나온다. 기존의 언어로는 비현실적이기조차 한 ‘수용소’를 표현해낼 수 없다. 동시에 이 작품에서 언어는 수용소가 아닌, 존재하지 않지만 희망하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수단이 된다. 이를 위해 헤르타 뮐러는 그녀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독특한 조어들을 탄생시킨다. ‘숨그네’‘배고픈 천사’‘양철키스’‘심장삽’‘감자인간’‘석회여인’‘볼빵’등은 독일어로 이루어진 말이지만 정작 독일어에는 없는 말이며, 두 단어가 합쳐져 새로운 상징어가 된다. ‘숨그네’는 ‘숨’과 ‘그네’라는 말이 합쳐져 인간의 숨이 그네처럼 흔들리는 것을 상징하는 단어로 재탄생한다. 삶과 죽음 사이를 넘나들면서 가쁘게 흔들리는 숨그네는 수용소에서의 오 년 동안 강제노동자들과 언제나 함께한다. 헤르타 뮐러의 언어는 독자가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는 수용소의 일상을 머릿속에 섬뜩하리만치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그려넣는다. 헤르타 뮐러는 주인공의 운명뿐만 아니라 그 경험의 핵심을 미적으로 시화한다. 인간의 남은 삶 전체를 결정짓는 통렬한 경험, 그 원초적인 고통을 거장의 솜씨로 설득력 있게 묘사해낸다.(출판사제공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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