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에스더 미러리스트대표

한 달에 몇 권의 책을 읽으세요? 책을 매개로 일하는 나에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매년 독서계획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한 달 2~4권 정도를 정독하고 그때그때 필요한 주제에 따라 20권 정도를 발췌해서 읽는다. 일부로 속독법을 배우거나 연구한 적은 없지만 꾸준히 책을 읽으며 배경지식을 쌓다보니 독서의 속도는 조금씩 빨라진 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다. 책의 내용이 생소한 분야가 아니라면 대략 300페이지 미만의 책은 평균 2~3시간 정도의 시간예산을 짠다.

 

몇 주 전 책을 쓰신 작가분과 강의 기획 미팅이 있었다. 그 주에는 읽어야 책이 너무 많아서 미팅 당일 날까지 책을 읽지 못했다. 미팅 전까지 시간이 5시간 정도 가량 남아 있어서 그 시간 안에 책을 읽기로 했다. 해야 할 다른 일들도 있었기에 최대한 집중해서 책을 읽어야만 했다. 집중해서 책을 읽을 때 내가 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알람을 맞춰 놓고 읽는 것이다. 타이머 2개를 이용해 타이머 한 개는 독서시간으로 30분~1시간 정도를 알람을 맞춘다. 나머지 타이머는 휴식 시간용으로 10분~15분 정도로 시간을 설정한다. 책을 읽다가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보거나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금방 그것에 마음이 뺏기는 나를 위한 처방전이다.

 

타이머에 설정된 시간 동안은 철저하게 책을 읽는다. 다른 일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휴식타이머가 울리면 그 시간에 휴대폰을 본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독서30분 휴식15분 설정을 하고, 한 번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면 독서1시간 휴식15분을 설정한다. 건강을 위해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1시간을 넘지 않게 한다. 때로는 독서10분 알람을 맞출 때도 있다. 책을 꾸준히 읽는 습관을 가지고 있더라도 때로는 읽기 싫을 때가 있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은 오래 걸리지만 좋은 습관을 잃어버리는 것은 너무 쉽다. 그럴 때 쓰는 처방전이 10분 읽기다. 딱 10분만 읽자 라는 마음으로 타이머를 맞춘다. 10분 동안 책을 읽고 과감히 책을 덮는다. 그렇게 몇 번을 하다보면 독서 슬럼프를 이겨 낼 수 있다. 독서슬럼프가 아니더라도 10분독서는 부담 없이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기 좋은 방법 중에 하나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작은 목표를 세우고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독서경영 수업을 하면서 현장에 들었던 많은 이야기 중 하나는 독서가 좋은 것은 알겠지만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였다. 시작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를 분류해보면 독서의 기술적인 부분과 독서에 대해 느끼는 감정적인 부분이 있다.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은 감정적인 부분이다. 그리고 그 감정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관점에 따라 만들어 진다. 숙제처럼 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같다. 책을 즐겨 읽지 않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독서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는 것을 강의를 통해 알게 되었다. 자신이 바라보는 관점은 대상을 해석하는 방식이 되고 그 해석에 따라 우리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부담감을 가지게 하는 생각법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첫 번째 많은 양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

두 번째 읽은 책을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

세 번째 오랜 시간 집중해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 등이다.

이런 생각이 독서를 시작하지 못하게 만든다.

독서를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독서를 바라보는 마음을 가볍게 만드는 것이다.

부담을 갖게 만드는 생각 중 ‘세 번째 오랜 시간 집중해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꿔줄 만한 독서법을 소개하겠다.

 

무일푼 노숙자에서 100억 CEO가 된 최인규 대표의 책 ‘나는 사업이 가장 쉬웠어요’의 강의기획을 하며 알게 된 독서법 노하우가 있다. 그는 사업초기 직원 없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하루에도 많은 일을 해내야 하는 바쁜 일정이었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독서를 했다. 최인규 대표의 독서 노하우 중 하나는 바로 1분 독서법이다. 주요 하루 일과 중의 하나가 배달 일이었던 시절, 옆 좌석에 책을 놓고 신호대기 시간을 이용해 독서를 했다. 그의 계산은 아래와 같았다.

 

하루 평균 신호대기 시간 1분 X 평균 50회의 신호대기 = 하루 50분독서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신호대기까지 알차게 시간을 사용한 그의 열정이 놀라웠다. 1분 뒤에 곱해진 50회의 숫자가 50분의 시간을 만들어 냈지만, 내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은 바로 1분이다. 바로 언제든 만들 수 있는 부담 없는 시간 1분.

누구에게나 독서로 설레는 계절이 다시 시작되었다. 새해마다 독서하고 싶었던 그 마음을 회복할 기회가 온 셈이다. 

다시 새 마음으로 부담 없는 목표를 만들어 가볍게 독서를 시작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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