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도영이, ‘멋진’ 민재, ‘아담한’ 희재. 아이들 이름 앞에 수식어를 붙여 부르기도 한다. 동해는 자기를 ‘사랑하는’ 동해라 불러 달라고 했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아이다.

슈퍼주니어라는 오래된 아이들 그룹이 있다. 거기에도 이동해라는 사람이 있다. 여태 눈에 띄지도 않고 관심이 없었는데, 우리 동해랑 이름이 같다는 걸 안 이후로 계속 눈길이 간다. 물론 우리 동해가 훨씬 멋지지만 말이다.

“선생님 예쁘세요.”

뜬금없이 이렇게 사랑스러운 멘트를 날리는 아이를 어찌 예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또 애들이랑 게임했냐?”

쑥스러운 나머지 무뚝뚝하게 대답하는 담임에게도 웃으며 아니라고 말하는 아이다.

1년 가까이 봐온 동해는 참 멋있는 아이다. 운동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도 안다. 친구들이 당연히 1학기 회장은 동해가 될 거라고 장담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아이들도 동해가 어떤 아이인지 아는 게 분명하다.

자기 이름만 불러도 얼굴부터 빨개지는 홍익인간 동해. 자기가 사랑하는 동해로 불러 달라고 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쭉 사랑스러웠다고 꼭 말해주고 싶다. 운동하는 멋진 모습에 담임인 내가 봐도 심쿵한다고, 불쑥 예쁘다고 말해줘서 사실은 참 고맙다고도 이야기해주고 싶다. 사랑하는 우리 동해가 쓴 수필마저도 동해처럼 사랑스럽다.

 

가을(이동해)

 

난 가을이 좋다고 하긴 뭐하고 또 싫다고 하기도 뭐하다. 왜냐하면, 가을이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뜻이다. 가을은 봄보다 시원하다. 난 시원한 게 좋다.

나는 열이 많아서 더운 걸 싫어한다. 더우면 뭔가 정말 짜증 난다. 또 가을에는 은행들이 땅바닥에 많이 떨어져 냄새가 지독해서 싫다. 또 그 은행을 밟고 어딘가에 들어가면 그 냄새가 온종일 나서 싫다. 사람들은 어떻게 은행을 먹는지 잘 모르겠다. 어른들이 은행을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난다고 하던데 음 잘 모르겠다.

가을에는 단풍잎들의 색깔이 바뀐다. 그걸 보면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낙엽이 지면 뭔가 속상한 마음도 있다.

가을이 좋은 점이 있다. 잠자리가 나온다. 잠자리가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 기분이 풀린다. 한마디로 기분이 좋다.

어렸을 때는 내가 가을만 되면 잠자리채를 들고 막 아파트를 돌아다니면서 친구들이랑 같이 잠자리 헌터가 되곤 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집에 갈 때는 잠자리들을 풀어주고는 했다. 그것이 지금은 추억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커서 매미, 잠자리 같은 곤충들을 잡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추억이다.

가을이 되면 갑자기 밤이 길어진다. 그럼 살짝 무섭다. 학원이 6시 30분에 끝나는데 엄청 어둡다. 그땐 빨리 집에 가서 쉬어야지 마음먹는다. 집에서 쉬면 정말 좋다. 게임도 하고 텔레비전도 보고 정말 좋다. 집이 최고지!

가을에는 프로 농구가 시작해서 보러 갈 때가 많다. 내가 또 농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야구는 이제 끝나간다. 그러니 이제는 농구 TIME이다.

이렇게 글을 써 보니 재미있다. 갑자기 어릴 때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래서 좋다. 다음에 또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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